내가 아는 교수님 한 분은 평소 올곧고 검소하며 소탈하신데, 그래서 그는 마치 소나무 같은 학자의 기품을 지녔다.그는 어느 날 자동차 애호가인 필자에게 다소 부끄러운 말투로 자신은 죽기 전까지 딱 한 번은 벤츠를 타 보고 싶다고 했다.이유를 들어보니 평생 공부만하며 살다보니 좋은 음식이나 좋은 옷 등 자신을 위한 일에 한 번도 욕심을 내본 적이 없지만, 은퇴를 하면 한 번이라도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왜 하필 벤츠인지를 물으니, 그 대답은 간단했다. ‘명차’이기 때문이다.자동차를 잘 모른다는 그는 더 좋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자동차 소비자는 을(乙) 중의 을(乙)이다.자동차는 한 번 구매하고 나면 아무리 불량품이라도 교환‧환불은 꿈도 꿀 수 없는 게 불문율(不文律)이다. 대로변에서 2억 원짜리 외제차에 골프채를 휘둘러줘야 업체들이 눈이라도 한 번 깜빡 할 정도. 얼마나 맺힌 것이 많으면 한국 소비자는 ‘글로벌 호갱(호구+고객)’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판을 쳤을까.국내 자동차 관련 소비자 문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고시)을 따르도록 돼 있지만 그야말로 권고사항일 뿐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게 맹점이다 보니, 업체들의 적극
[컨슈머치 = 김은주 안진영 기자]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그동안 신차에 문제가 생겨도 그저 ‘뽑기’에 실패한 본인의 불운을 탓하는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교환이나 환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가능하긴 하다. 일단 차량의 중대한 결함으로 목숨에 지장을 초래 할만한 ‘블록버스터급’ 위기 상황을 세 번 견뎌내야 한다. 그 후에는 발생한 사고의 책임이 자동차의 결함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 이를 업체가 인정하면 된다. 간단히 말해 사실상 신차 교환·환불은 어렵다.다행히 올해부터는 사정이 다소 달라지게 됐다. 신차를 산 뒤 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