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도덕한 이력 감수하고 최연희 회장 선임…그룹 회장만 4명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동부그룹의 새로운 회장 인선과 다수의 회장이 이끄는 체제에 대해 많은 시각들이 오가는 가운데 업계는 동부그룹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동부그룹은 강원도 동해 출신 4선 의원 최연희 회장을 건설∙디벨로퍼분야 겸 농업분야의 회장직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거 부도덕한 전력을 갖고 있는 최 회장의 선임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회식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 문제로 인해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하게 됐다.

또한 2007년부터 3년간 세 차례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총 6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벌금과 추징금 처분을 받고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당했다.

한 관계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최 회장은 동향에 중학교 동창으로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왔다”고 밝혀 이 같은 친분이 최연희 회장이 선임에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검찰 생활과 정계 입문 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법제사법위원장,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과연 동부건설, 동부엔지니어링, 동부발전,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를 맡아 위기의 동부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이도 적지 않다.

동부그룹 측은 이와 관련 “최 회장이 그 동안 공직 생활과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폭넓은 안목과 경륜을 바탕으로 동부의 건설, 물류, 발전 등 디벨로퍼 사업과 농업 사업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의원시절 지역구로 활동했던 동해·삼척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영입의 실질적 배경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 놓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동부하슬라발전이 2020년까지 강원도 강릉에 건설 예정인 100만kW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지역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 회장이 동부그룹에 오기 전 동양파워 대표이사를 맡아 재직하면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양파워의 삼척화력발전소 사업권을 따냈다는 점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근거다.

한편 동부그룹은 다른 대형 그룹의 1인 총수체제와는 다르게 다수의 회장 체제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번 최 회장 영입을 통해서 총 4명의 회장이 각자 분야를 나눠 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2월 취임한 전 과학기술부 장관 겸 부총리였던 오명 동부하이텍 회장을 포함해 이번 최 회장의 영입으로 두 번째 정관계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하게 됐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정관계 인사들의 경험이 회사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감수하고도 과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던 정치인을 회장을 영입하고, 다른 그룹과는 다르게 정관계 인사 등용과 다수의 회장 체제를 갖춘 동부그룹이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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