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이상 없어…"제품의 표시사항 확인 필수"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생활 전반에 사용되고 있는 화학제품은 주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설거지 할 때 사용하는 주방세제, 고무장갑도 모두 화학제품이고 하다 못해 간장을 담는 용기조차도 화학제품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화학제품이 건강에 이로울 리는 없을 터. 특히 식품에 직접 닿는 식품 용기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식품 용기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잘못된 상식을 믿고 불필요한 불안에 떨면서도 반대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간과한 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용기와 포장 재질의 84.7%가 합성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플라스틱으로 알고 있는 합성수지는 식품 용기로 많이 사용되며 코팅제로도 사용된다.

   
▲ 국내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용기와 포장 재질의 84.7%가 합성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식약처)

이러한 합성수지를 잘못 사용할 경우 소위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장애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내분비계장애물질은 몸 안에 유입되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다. 식품 용기를 통해 노출되기 쉬운 호르몬은 비스페놀A, DEHP 가소제 성분 등이 있다.

이러한 성분은 가열할 때 용출량이 많아진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물을 담거나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는 것을 꺼린다.

이러한 상식은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비스페놀A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가열하면 이러한 성분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플라스틱 용기에 비스페놀A 성분이 함유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알루미늄이나 금속 재질의 용기에 코팅제로 비스페놀A 성분이 함유된 경우도 많다.

   
▲ 플라스틱 용기의 대부분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재질로 만드는데, 이러한 재질은 DEHP나 비스페놀A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출처=식약처)

가정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밀폐 용기는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비스페놀A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플라스틱 용기의 대부분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재질로 만드는데, 이러한 재질은 DEHP나 비스페놀A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가열해도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될 염려가 없다. PP 재질의 경우 오히려 내열성이 150℃로 열에 강한 편이다.

반면 전자레인지로 식품을 가열할 때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랩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정용 랩의 경우 최근에는 비교적 안전한 PE 재질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지만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랩이 상대적으로 접착력이 우수해 업소 등에서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PVC 랩을 사용할 때는 100℃ 이상으로 가열하지 않고 지방이나 알코올 성분이 많은 식품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맥주 캔을 비롯한 대부분의 캔에는 에폭시수지가 코팅돼 있어 가열할 경우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될 수 있다(출처=아이러브바베큐)

최근 캠핑족 사이에서 맥주캔을 이용해 만드는 일명 ‘비어치킨’이 유행중이지만 이 역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캠핑족 사이에서는 ‘비어치킨’을 비롯해 캔에 직접 가열해 조리하는 요리법이 일반화돼 있으며 이러한 조리 방법이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그러나 맥주 캔을 비롯한 대부분의 캔에는 에폭시수지가 코팅돼 있어 가열할 경우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검사 결과 허용치 이상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직접 가열할 경우 정상적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환경호르몬 용출량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리 도구인 냄비나 프라이팬을 이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불소수지가 코팅된 냄비나 프라이팬을 빈 산태로 가열할 경우 2분만 지나도 390℃의 고온에 이르는데, 이때 유해한 가스나 입자를 배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품과 함께 가열해야 한다.

   
▲ 식품 용기와 기구를 사용할 때는 제품의 표시사항을 꼭 확인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출처=식약처)

식약처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환경호르몬 노출에 민감하지만 정작 식품 용기의 올바른 사용방법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식품 용기와 기구를 사용할 때는 제품의 표시사항을 꼭 확인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는 식품용 기구와 용기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교육용 책자를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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