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손편지', 엔제리너스 '따뜻한말', SK텔레콤 '100년의 편지' 등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소비심리지수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감성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세월호 사고 여파가 컸던 올해 5월 지수인 105 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2014년은 소비자들의 꽉 닫힌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업들의 감성 마케팅이 유독 활발한 한 해였다.

   
▲ 위메프가 고객에게 전달한 선물과 손편지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손편지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위메프 고객감동팀은 고객 불만을 모니터링하고 사과의 뜻을 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팀이다. 지난 6월 출범해 지금까지 월 평균 25건 정도 손편지를 보내고 있다.

불만 접수, 외부채널, 제안하기 등 다양한 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서비스 대상자를 정한다. 위메프 사용 후 발생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서비스 개선은 물론 감동까지 전하려는 노력이다.

고객만족팀의 작은 편지는 단기간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업체에 따르면 반품이 잦고 불평 글을 올리던 고객이 하루 아침에 충성고객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불만 글을 스스로 삭제하고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전했다.

위메프 고객만족센터 김한빛 센터장은 “항상 고객들에게 안 좋은 소리만 듣던 고객만족팀 직원들이 손편지 이벤트 이후 칭찬을 듣게 되면서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됐다”며 “고객감동팀은 말로만 하는 고객만족이 아닌 진심을 담은 다양한 사업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엔제리너스,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10월 고객 주문 멘트에 따라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등 따뜻한 멘트를 덧붙여 주문하면 최대 50% 할인이 적용됐다. 또한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라고 비교적 공손한 말투를 사용한 고객에게는 20% 할인이 이뤄졌다.

그러나 "아메리카노 한잔" 또는 "아메리카노 내놔" 등 반말투나 불친절한 어투로 주문할 시 별도의 할인없이 정가를 그대로 받거나 할증을 하는 등 고객 멘트에 따라 할인율이 다르게 적용됐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말과 행동을 통해 고객과 매장 직원 모두 행복한 천사데이를 보내길 바란다”고 행사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매장 고객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세븐일레븐 라디오 방송은 당일 녹음 및 방송으로 진행되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된다. 라디오 방송은 본사 소식과 제품 이벤트 안내, 편의점 에피소드로 꾸며진다.

광고를 통한 감성 마케팅도 봇물을 이뤘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지난 9월 도입한 ‘100년의 편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광고는 출근 첫날 20년 후 나에게 보내는 '신입사원 편', 결혼식 당일 신부대기실에서 10년 후 결혼기념일 남편에게 보내는 '결혼 편', 군대가는 남자친구가 제대 후 볼 수 있도록 21개월 뒤의 남자친구에게 미리 보내는 '군대 편' 등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방금 태어난 아기가 30년 후 자신과 동갑이 되었을 때 편지를 볼 수 있도록 처음 만났을 때의 벅찬 마음과 감동을 편지로 남기는 엄마, 몇 분 뒤 나의 반쪽이 될 예비 신랑이 10년 후 결혼 기념일에 볼 수 있도록 진심을 전하는 신부의 모습을 통해 광고를 시청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본인도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광고처럼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현대자동차 광고 '싼타페 프로포즈' 편은 ‘당신의 추억이 담긴 자동차를 작품으로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자동차와의 추억을 선사해 감동을 줬다.

올해 수많은 기업들의 감성 광고가 전파를 탔다. 광고를 통해 굳이 제품을 홍보하거나 제품 장점을 나열하지 않아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손편지’, ‘따뜻한 말 한마디’, ‘라디오 방송’, ‘감성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업계의 노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 본연의 가치 뿐 아니라 이미지, 디자인, 분위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소비를 원하고 있다”며 “감성마케팅을 통해 품질이 아닌 이미지를 인지시켜 소비자들이 기업과 제품에 더 호감을 갖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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