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요금으로 인해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출시된 알림톡 서비스는 은행, 택배회사, 카드사 등이 카카오톡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주문, 결제, 배송 등 정보를 전송하는 기업 메시징 서비스다.
▶서울YMCA “요금 발생 사전고지 해야”
지난 9일 서울 YMCA 시민중계실에서 카카오톡 알림톡 서비스가 문자메시지와 달리 정보를 확인하는데에 데이터 비용이 발생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알림톡 1건이 약 50KB일 때 이용자 부담 통신비는 건당 1.25~25원으로, 지난해 기준 기업 메시징 시장 발송건수 약 850억 건을 카카오톡을 통해 모두 발송한 것을 전제로 계산했을 때 소비자 부담 데이터 비용은 최소 1,062억 원에서 최대 2조1,250억 원에 달한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카카오 알림톡의 경우 앱을 통해 전송된 글 또는 파일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며 소비자들에게 데이터 비용부담 사전 고지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카카오가 최근 메시지 확인에 따른 데이터 비용 발생에 대해 사후고지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 또한 소비자가 메시지를 확인해야만 읽어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피해가 이미 발생한 후 고지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림톡을 통해 소비자 사전 동의절차를 거쳐 동의를 한 사람에 한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며 “소비자가 메시지를 확인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비용에 대해 충분히 사전고지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카카오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카카오 측 “사전 안내, 의무 사항 아냐”
카카오는 서울YMCA의 문제 제기에 해명 자료를 발표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 측은 데이터 차감 사전 안내 및 동의가 중요 고지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카카오톡의 경우 데이터 기반 모바일 서비스로, 이용자 또한 이를 인지하고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요금 발생 여부를 사전 고지해야 할 사항으로 보기 어려움”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전기통신사업법에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모두 고지할 것을 요구한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서비스가 사전에 이용자에게 데이터 차감에 대한 안내 및 동의를 받아야한다”며 반박했다.
현재 카카오 알림톡은 원하지 않을 경우 차단 버튼을 통해 수신차단이 가능해 차단할 경우 SMS 등으로 받아볼 수 있다.
카카오 측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자사에서는 이용자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카카오 통합약관 및 카카오 서비스 약관 개정을 통해 카카오 서비스 이용 시 데이터가 차감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추가로 방송통신위원회 요청에 따라 지난 4월 알림톡 메시지 수신화면 상단에 데이터 차감에 대한 안내를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알림톡이 광고성 메시지가 아닌 정보성 메시지이기 때문에 사실 사전 안내를 해야한다는 법적 기준은 없다”며 “다만 기업 고객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관련 메시지를 보내드린다는 내용을 안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사에서는 문제될 사항이 없는 서비스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알림톡은 계속 지속할 것”이라며 “YMCA의 고발조치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해명 발표에 대해 서울YMCA 시민중계실 관계자는 “데이터를 사용하는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요금 발생에 대한 고지를 해줘야 한다는게 우리의 요점”이라며 “다른 내용들은 자사와 카카오 측의 법리해석의 차이로 보며, 방통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 “금액 적지만 사용자 동의 우선돼야”
클리앙, 뽐뿌, 네이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알림톡 데이터요금 발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뽐뿌 이용자들의 댓글에는 “푼돈이긴 하지만 결국 소비자가 데이터 비용을 내는 셈이군요”, “소비자한테 비용 부담 떠넘기는 거는 참 잘해요”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네이버 이용자들도 “작은거라도 사용자 동의가 우선이어야만 한다”, “동의도 안했는데 카톡이 와서 기분 나빴는데 데이터 요금까지 차감된다니 이건 아닌 것 같다”라며 서울YMCA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 네티즌은 “알림톡 발송으로 인해 내 개인정보가 기업 측에 남겨지는 것은 아닌가”라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알림톡은 카카오와 문자 중개사, 기업이 협력해 이뤄지는 서비스로, 이 과정에서 주고받는 개인정보도 없을뿐더러 상호 약관 및 계약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