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횡단보도 설치간격 기준 200m서 100m로 완화 필요”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한 해 무단횡단 사망자가 평균 391명에 달해 보행자의 주의 및 현행 횡단보도 설치간격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소장 임채훈)는 지난 31일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 위험성 및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연구소의 이번 분석은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 분석',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날 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로횡단 사망자 10명 중 4명은 ‘무단횡단사고’

과거 5년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 분석 결과, 도로횡단 사망자의 40%인 391명이 무단횡단사고로 사망했다.

무단횡단사고의 경우 치사율이 8.2%로 정상적인 도로횡단 사고의 치사율 4.0%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 해 264명이 횡단보도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 중 사망

단일로(교차로가 아닌 도로)에서 무단횡단 사망자의 68%인 약 264명이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도로를 횡단하다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무단횡단 유형 도식도.(출처=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무단횡단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는 391명이다.

단일로(교차로가 아닌 도로)에서 무단횡단 보행사망자는 생활권 이면도로(폭 6~12m)에서 37%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횡단보도 설치간격 기준(200m) 완화 필요

현행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 간 최소 이격기준은 보행이동경로, 도로 기능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인 기준(200m)을 규정, 보행자 이동 편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 정책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횡단보도 설치간격이 짧다. 미국은 90m 간격으로, 일본(도시부)은 100m 간격으로, 영국과 프랑스는 설치간격에 제한이 없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횡단보도 설치간격 기준이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3%로 높았다.

▲ 현행 횡단보도 설치간격 기준 완화 설문조사 결과.(출처=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횡단보도 적정 설치 간격은 100m(48%), 200m(24%), 150m(18%) 순으로 응답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횡단보도 간격이 짧게 설치되더라도 200m미만의 인접한 횡단보도 구간은 신호 연동기법(동시신호, 연속진행)을 적용하면 원활한 차량 소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보행자 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횡단보도는 보행자 무단횡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횡단보도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불합리한 위치에 설치된 경우 보행자의 무단횡단 원인이 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보행자 횡단보도 추가 신설, 이동 설치 등 보행자 동선에 맞게 보행환경을 개선해 무단횡단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다.

조준한 책임연구원은 “보행자 안전과 편의를 위해 차량 소통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 횡단보도 설치기준 200m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많은 생활권 이면도로의 횡단보도 설치기준은 100m로 완화하고 차량 소통이 중요시 되는 간선도로는 현행대로 200m로 유지하는 등 보행자 안전과 통행우선권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