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위기 느낀 원수 보험사 앞다퉈 GA 설립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점차 대형화를 이루며 성장하는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판매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에게 보험을 가입하던 것으로부터 떠나 GA 보험설계사를 찾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형 보험사도 자사형 GA를 출범시키며 대응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고 있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GA와 원수보험사의 차이

소비자가 잘 알고 있는 보험사와 보험대리점(GA)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국내 GA의 개념은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명보험 및 장기손해보험을 중심으로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해 고객에게 전문적 조언 및 판매 업무를 이행하는 업체다.

즉, 보험사는 전속설계사가 해당 보험사의 상품만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보험을 판매하지만 GA는 다수의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인카금융서비스 관계자는 “보험사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라면 보험대리점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며 “쉽게 말하면 보험사는 삼성전자, 보험대리점은 하이마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GA의 강점이 유연한 상품제공이라면 약점은 전속설계사에 비해 교육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설계사 입장에서는

지난해 5월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보험판매채널 제도개선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한 ‘보험판매채널 제도개선 방안’에는 “현재 보험대리점 설계사는 대부분 동영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교육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포함돼 있다.

▶GA 강점, 소비자 ‘시선’ 끌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보험사에 비해 브랜드와 인지도 면에서 열세했던 GA가 무려 판매비중을 40%까지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GA의 강점인 다수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시키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대형 GA업계 관계자는 “홈쇼핑과 방카, 대리점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자제품 구매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전자제품의 경우 홈쇼핑에서 사는 것과 전자상가에서 사는 것에도 제품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지만 금융상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특성상 소비자가 어디서 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지불하든 받는 보상금이나 보상내용이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채널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폭넓게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이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설계사들에게도 GA는 매력적이다.

전속설계사에 비해 높은 수수료율 및 선지급 비율을 적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연한 출퇴근 제도 운영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도 GA 설립 등으로 ‘대응’… 실적은 ‘글쎄’

최근에는 보험회사가 GA를 신설하며 전속 설계사 이탈과 고성장 GA 시장 진입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보험사와 GA 간의 파트너십 관계를 견고하게 구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시장지배력이 우세해진 GA로 인해 전속채널 운영 기반이 약화되자 보험사들이 각기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 보험사들의 대응방향은 조금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보험회사가 직접 GA를 신설하거나 기존 GA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는 전략적 방식을 통해 GA 시장의 Key Player로 활동 중이다.

 

▲ 출처=KB금융경영 연구소.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부화재 등 보험사 대다수가 자사형 GA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펼쳤고 현대라이프가 프라임에셋 지분의 14.99%를 확보하며 프라임에셋의 매출 지분도 함께 확보하게 됐다.

가장 먼저 자사형 GA를 신설한 금융사는 ‘메리츠금융지주’로 2009년 설립했다.이어 AIG손보가 2011년에, 동부화재가 2014년 ‘동부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2015년 들어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이 각각 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금융에셋이라는 사명으로 자사형 GA를 신설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삼성화재가 삼성화재금융서비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하지만 자사형 GA 경영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금융에셋, 동부금융서비스, 동부MnS, 메리츠금융서비스, 라이나금융서비스, AIG어드바이저 등 8개 자사형 GA 실적은 총 109억 원이라는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부MnS와 한화라이프에셋 2곳만 흑자를 달성했다. 동부MnS는 2014년 15억3,000만 원 적자에서 지난해 5억 원 흑자로 전환됐고 한화라이프에셋은 8,200만 원의 흑자를 봤다.

KB금융경영 연구소 박준철 연구위원은 ‘보험 GA 채널의 성장과 국내보험사의 동향’ 보고서에서 “대형 보험사가 GA를 신설할 경우 전속채널과의 차별성 확보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신설 GA가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운영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전속채널과 차별성이 불분명한 GA 신설은 전속조직의 반발을 초래할 뿐 아니라 GA 설립 및 조직 구축에 소요되는 초기 투자비용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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