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한국소비자를 물로 보는 걸까.

최근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와 태도로 일관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주범 '옥시', 배출가스 조작에도 국내에는 마땅한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폭스바겐', 아태지역 가운데 국내에만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비자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이케아는 문제가 된 말름서랍장으로 인해 아이가 6명이나 사망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 국가별로 달라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케아는 최근 3년 동안 자사의 서랍장 전도사고로 어린이 세명이 사망하자 미국에서 말름 모델을 포함한 서랍장 2,900만 개를 지난달 말 리콜했다.

이어 캐나다도 해당 제품 전량을 회수하는 등 대규모 리콜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우 동일한 말름서랍장을 하면서도 리콜하지 않았고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국가적 차별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리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놔 논란을 가중시켰다.

적어도 국내 소비자들의 거친 항의와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끊임없는 질타와 정부의 공세가 더해지자 이케아는 돌연 문제가 되고 있는 말름서랍장에 대한 환불 결정을 내렸다.

미국, 캐나다의 전량 회수 조치와는 다르게 그저 환불만 해주겠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양 기관은 두고 볼 것도 없이 공동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제품 회수는커녕 국내 이케아 매장에서는 버젓이 문제의 말름 서랍장을 판매 중인 모습에 소비자는 물론 정부도 단단히 뿔이 났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여전히 벽에 고정시키면 ‘안전’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리콜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국가의 안전 기준에는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전도사고로 인한 사망은 한국에서 없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하는가. 본인 아이의 방이라면 말름 서랍장을 벽에 고정하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까.

사고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무고한 희생과 아픔이 뒤따르기 전에 판매를 중단하고 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정식 리콜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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