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광도시 경주, 여행객 발걸음 ‘뚝’

지난 12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주에 규모 5.8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했다. 이후 최근까지도(28일 기준) 크고 작은 여진이 약 400회 가량 이어지고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경주에는 특급호텔 등 호텔 14개소, 콘도미니엄 8개소, 유스호스텔·일반숙박업·펜션 905개소 등이 영업 중일만큼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관광도시인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 여행객들의 방문도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한 예로, 지난 21일 경주시와 불국사숙박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학여행 예약 학교 가운데 90% 정도가 해약했을 정도다.

또한, 경주시청에 따르면 최근 경주 내 관광호텔 투숙율은 평소 대비 24%, 휴양콘도미니엄이 35%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지난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경주지역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에 대해 긴급안전점검에 들어갔다.

국민안전처는 시설별 내진설계 여부, 시설물 외부 균열에 따른 안전조치 여부, 화재 등 유사시 행동요령을 담은 매뉴얼 비치여부 등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울산, 부산 등 인근지역 우려도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지진 피해에 대해 다소 무감각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강진을 계기로 비단 경주 뿐만 아니라 포항, 울산 등 인근 지역들에 대한 안전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고층 건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고층 건물이 더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건축법상 1998년부터 6층 이상 건물에 내진설계가 의무화됐고, 고층 건물일수록 내풍설계 등도 같이 갖춰야하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층이 저층에 비해 흔들리는 폭이 크지만, 지진파가 도달하는 거리가 길고 천천히 흔들리기 때문에 건물 구조에 영향을 적게 미친다는 것.

하지만 승강기 고장, 건물 외벽 낙하 문제 등 2차 피해는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층 건물마다 지진 대피 요령을 별도로 마련하고 더욱 강화된 건축법을 갖춰야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 부산 해운대 근처에 지어지고 있는 101층 규모의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진도 7,0, 초속 40m 이상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72층 규모의 해운대아이파크 등 다수의 고층 건물들도 내진 1등급 설계를 갖추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호텔 중 신라호텔의 경우에는 울산 지역에 신라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건물 설계 단계부터 내진 설계를 갖추고 있다”이라며 “지진 발생 상황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 교육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지진 당시 울산스테이에서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내년부터 2층 이상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건축물의 내진 보강 유도를 위해 건폐율, 용적률, 높이기준 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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