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국내 정수기시장에서 2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청호나이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줄어드는 시장 점유율

청호나이스는 생활가전업체로서 1993년 설립 이래 국내 정수기 렌탈 시장에서 코웨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1990년대 중후반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약 40% 점유율을 기록하며 코웨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며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시장 점유율이 2~30%로 떨어졌다. 이후 점유율은 꾸준히 감소하며 2015년에는 1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얼음정수기 중금속 및 이물질 검출 논란에 있어 다소 미흡한 대응을 보이며 비난 받기도 했다.

당시 코웨이의 경우 관련 논란에 있어 제품 전량 회수 및 환불 결정을 내렸지만, 청호나이스는 계약이 돼있는 고객에 한해 부품 교체만 실시하는 등 다소 소극적인 보상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청호나이스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후발주자들 맹추격…사실상 2위 내줘

시장 점유율 하락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SK매직(구 동양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업계 1위인 코웨이와의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코웨이가 41%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SK매직이 각각 10~12%대의 비슷한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는 상황이다.

생활가전 렌탈 서비스 업체들로서, 누적 렌탈 계정 수에도 크게 차이가 없다. 청호나이스가 지난해 누적 계정 100만을 넘어선 데 이어 쿠쿠전자도 100만을 돌파했고, SK매직 또한 지난해 8월 기준 90만을 기록했다.

실적 면에서는 청호나이스가 크게 뒤지고 있다. 지난해 청호나이스의 영업이익은 약 100억원으로(추정치) 129억원보다 감소했다. 반면 SK매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50억원(렌탈 비중 약 50%), 쿠쿠전자는 970억원(렌탈 비중 약 30%)이다.

영업이익 규모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 또한 청호나이스가 타 업체들에 비해 낮다. 지난해 기준 코웨이가 20%, SK매직은 7.5%, 쿠쿠전자는 13.7%인 반면 청호나이스는 약 3.5%에 불과하다.

▶주력 상품의 판매량 감소

또한, SK매직, 교원, LG전자와 쿠쿠전자 등 대부분 업체들은 최근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직수형 정수기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는 물탱크없이 수돗물을 바로 정수하는 구조의 제품으로, 지난해 정수기 이물질 검출 등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정수기 시장에서 직수형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약 30%로, 2015년 28만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SK매직의 슈퍼정수기는 누적판매량이 26만대를, LG전자의 ‘LG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는 13만대를 넘어섰다.

반면, 청호나이스는 역삼투압 정수기만을 고집하며 직수형 정수기를 생산하고 않고 있다. 제품 판매 대수로는 오히려 SK매직에 뒤진다. 이 회사가 주력해왔던 얼음정수기의 판매 및 렌탈은 지난해 3분기 2만4,500대에 그쳤다.

영업 사원 규모가 적은 것도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지 못하고 있는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코웨이는 1만3,0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청호나이스는 3,000여명 규모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는 제외하더라도, 최근들어 2,3,4위 업체들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청호나이스와 쿠쿠전자, SK매직 등이 서로 업계 2위라고 주장하고 있을 만큼 그 차이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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