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환 회장 구속 후 대행 체제…회사 측 "지배구조 개편 논의 없었다" 일축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현직 금융지주 회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BNK금융그룹이 경영 공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후임 인선과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회장과 행장 분리 등 지배구조 개편이 예고된다.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후임 인선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논의했다.

유상증자 과정에 시세를 조종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성 회장의 구속이 지난 4월 18일 밤 전격 결정되면서 BNK금융 측은 다음 날부터 바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지주 및 자회사 대표의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위해 박재경 부사장(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으며, 같은 날 BNK부산은행과 BNK캐피탈도 빈대인 부행장과 정충교 부사장을 각각 은행장 직무대행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앞서 검찰은 BNK금융 측이 유상증자 주식 최종 발행가격의 기준이 된 지난해 1월 6일부터 8일까지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성 회장이 시세조종을 지시했거나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성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에 주식 매수를 권유한 객관적인 관계는 인정하지만 이는 시세조종엔 해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주가를 하락시킨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는 주장이다.

성 회장이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향후 만약 유죄가 인정돼도 항소할 가능성이 커 재판 기간이 길어진 전망이다. 회장 경영 공백 사태가 2개월 째 접어든 상황에서 BNK금융 측은 더 이상 해당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BNK금융 회장이 되기 위해선 BNK금융의 임원이거나 자회사 CEO라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하는데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인물 중 가장 적합한 인물로써 거론되고 있는 것.  

성 회장이 구속되면서 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행장 출신이다.

박재경 회장 직무대행은 그룹 내 전략통으로 지주와 부산은행에서 다양한 핵심업무를 담당하며 그룹 경영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 차기 회장을 맡기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최초의 내부출신 은행장이라는 타이틀 갖고 있는 손교덕 경남은행장은 2014년 취임한 이후 민영화에 따른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소통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와 지역 사회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하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NK금융 측은 아직 후임 인선 및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번 이사회 안건을 통해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BNK금융지주 홍보팀 한 관계자는 “이사회 상정 안건 중에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통상적인 업무 내용만 있었을 뿐”이라며 “직원들은 배석하지 않고 이사들 끼리만 함께하는 집단 토의 시간에 해당 내용이 논의됐을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이사회 안건을 통해 나온 이야기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사의 주식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세환 BNK 금융지주 회장이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의 측은 도주 우려가 없고 검찰의 증거에도 이미 다 동의를 한 상태여서 증거 인멸 가능성도 없다며 성 회장의 보석을 담당 재판부에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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