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지났지만 일부 제품만 공개…사측 "성분 공개 노력 중, 일부 작업 지연때문" 해명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애경이 전 성분을 표기한 생활화학제품 '투명한 생각'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이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여전하다.

최근 생활화학제품 관련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노케미(No-Chemi)족, 케미포비아(Chemical+Fobia 신조어) 등 화학제품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다수의 소비자를 사망으로 몰고간 가습기살균제 문제로 인해 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한 기업들의 책임있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애경이 최근 전 성분을 표기한 트리오 ‘투명한 생각’이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존재한다.

▶‘가습기메이트’ 후속 조치 미완

 

애경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은 여전히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애경 ‘가습기메이트’에 쏠려 있다.

이들은 여전히 애경 측이 ‘가습기메이트’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5차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낸 애경이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 중 28명이 애경 제품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는 등 가해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애경 측은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가 SK케미칼임을 강조했다.

▶전 성분 표기, 왜 자꾸 미뤄지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습기살균제 논란 이후 환경운동연합은 판매·제조사들에 생활화학제품 전체에 대한 전 성분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부분의 업체들의 동의하고 전 성분 공개에 나섰다. 

애경도 올해 초 생활화학제품을 대상으로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 제품에 대한 성분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투명한 생각’이라는 브랜드를 공개하며 전 성분 표기제를 도입하겠다는 애경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전 성분 표기제 적용한‘투명한 생각.

한 소비자는 “전 성분 공개 약속은 이행하지 않으면서, 전 성분 표시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노골적인 물타기”라면서 “우선 약속을 이행한 뒤에 이미지 쇄신에 힘써야 순서가 맞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한 애경은 일부 제품의 성분을 공개한 뒤 나머지 제품에 대한 성분 공개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한다.

‘투명한 생각’ 론칭으로 시간을 더 끌고 성분 공개를 어영부영 넘어가 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 애경산업의 연차보고서(2017 Annual & CSR Report).

애경 관계자는 "아예 작업을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성분 공개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래 환경부에서 명칭을 통일화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용하려고 했으나 해당 작업이 늦어지면서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다만 내부적으로 통일화 작업을 마치고 올해 안에 전 성분 표기를 마무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환경부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맞춰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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