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2년' 초대 통합은행장 역할 성공 평가…직원·손님에 초점, 파격행보 '눈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하나로 합쳐져 통합 KEB하나은행이 출범한지 어느덧 2년이다.

KEB하나은행 지난 9월 1일 통합 2주년을 맞아 을지로 신사옥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새로운 재도약을 다짐했다.

예상보다 빠른 통합 시너지 효과로 통합한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실적 면에서도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KEB하나은행은 금융권의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꼽히게 됐다.

무엇보다 KEB하나은행이 성공적 통합에는 지난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함영주 행장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특히 함 행장 특유의 파격과 소통, 그리고 사람 중심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으며, 이를 인정 받아 함 행장은 올해 2년 연임에도 무난히 성공했다.

 

“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

함 행장은 금융권 CEO의 이력하면 흔히 떠오르는 화려한 엘리스 코스를 밟은 인물은 아니다. 행장 선임 당시 ‘상고출신’, ‘야간대’, ‘농부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은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만큼 함 행장이 KEB하나은행의 수장 자리를 맡게 된 것은 업계 내 이변이었다.

충남 부여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함 행장은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상고를 졸업한 후 말단은행원을 거쳐 통합은행장 자리까지 오른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스스로를 ‘시골 촌놈’이라는 칭할 정도로 소탈하고 격의 없는 성격으로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는 타입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의 좌우명은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다.

함 행장은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늘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본부장 시절 1,000여명의 이름과 생일, 개인 신상 등을 일일이 기억하고 챙겨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될 만큼 유명하다.

2015년 9월 1일 취임식에서 함 행장은 “최근 『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라는 책을 읽었다. 페르시아 대제국을 건설한 키루스대왕의 리더십의 핵심은 바로 ‘사람’ 이었다. 나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역사적인 출발을 하는 KEB하나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여러분들 자신이다. 나의 나침반은 사랑하는 KEB하나가족 여러분을 향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각 지역 영업본부장에 전권 부여...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영업통’으로 유명한 함 행장은 현장 중심의 밀착 영업을 자주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주인의식과 갖고 자율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등 조직에 새 바람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함 행장은 기존의 획일적이고 수동적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난 ‘판’을 바꾸는 영업문화의 혁신 방안으로 각 지역의 영업본부장에게 ‘지역 소(小)사장’의 역할을 부여하도록 했다.

각 지역 영업본부장에게 인사권과 예산권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고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독립적인 목표 설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영업추진과 평가 등도 자율에 맡기는 그야말로 파격인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함 행장은 “직원들이 각자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신바람 나게 일을 하고 서로가 부족한 부분은 협력과 팀워크를 통해 보완해 나감으로써 각 지역 영업본부가 지역별 1등 은행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

영업에 잔뼈가 굵은 함영주 행장은 행장 취임 뒤에도 태블릿PC를 직접 들고 현장에 나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동대문종합상가 상인들을 직접 찾아 현장 중심의 밀착 영업 활동을 펼치는 이색 행보를 보여준 것. 

KEB하나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태블릿브랜치의 버전 업그레이드에 발맞춰 지난 4월 현장 영업 강화 활동에 참여한 함영주 행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의 패러다임 속에서 은행의 지속성장을 위한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상인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금융상담을 진행했다.

함 행장은 이 날 “한층 업그레이드된 태블릿브랜치 2.0을 통해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손님 및 은행 방문이 어려운 손님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손님 만족과 영업 지원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동대문종합상가 상인들 사이에는 은행장이 직접 태블릿브랜치를 활용해 영업 활동을 하는 소탈한 행보에 신선함을 느꼈다는 호의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지정좌석, 개인PC 없애…일터이자 휴식공간“

KEB하나은행은 28개월간의 신사옥 신축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9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신사옥 준공식을 가졌다.

을지로 신사옥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권 최초의 자율좌석제, 클라우드 PC 환경 등 스마트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또한 각 층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집중실’과 자유로운 휴식과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하나라운지’, 직원의 심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캡슐룸’(8F)에 이르기까지 임직원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들이 추가 됐다.

권위의 상징이었던 임원 집무실도 소통의 창구로 뜯어 고쳤다. 집무실을 각 층의 사무공간 가운데로 옮기고 4면을 유리로 설계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함영주 은행장은 “을지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선 KEB하나은행 신사옥은 자율좌석제, 페이퍼리스(Paperless)와 클라우드 PC 환경 구축 등 은행권 스마트오피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전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일터이자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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