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고 그만큼 많은 리더들이 존재한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여전히 최고의 리더이자 CEO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편의와 영감을 주고 있으며, 특히 그가 프레젠테이션, 대학교 졸업식 등에서 남긴 말들은 명언, 어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반면, 리더의 자리에서도 잘못된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리더들의 말에서 신념과 사상을 엿보기도 하며, 때로는 교훈을 얻기도 한다.

컨슈머치는 리더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제 3자의 평가들을 바탕으로 그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윤종규 회장의 바통을 이어 KB국민은행장에 ‘허인’ 현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이에 따라 ‘제왕적 CEO’ 논란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겸임 체제가 3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KB국민은행에서 영업그룹대표(부행장), 경영기획그룹대표(CFO) 등을 역임한 허인 내정자는 은행의 주요 핵심 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 현장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임직원들을 하나로 응집시킬 수 있는 조직관리 리더십과 역량을 보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허 내정자는 계열사 내 수 많은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동안 차기 KB국민은행장의 유력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아니다. 그야말로 예상 외 깜짝 인사다. 그런 만큼 변화의 기대도 크다.  

허 내정자는 61년생으로 시중은행장 중 60년대 생은 처음이다. 58년생인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을 비롯한 시중 5대 은행장들 중 가장 젊은 피로써 KB국민은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적임자”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영업그룹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일과 16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ㆍ추천을 거쳐 16일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신임 은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위해 회장의 임기와 동일하게 오는 11월 21일부터 시작된다.
 
허인 내정자를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선출한 배경에 대해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풍부한 업무경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전과 변화혁신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위원측은 또한 “One KB 등 KB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고히 하고, 그룹CEO와 호흡을 함께하면서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로서의 지위 강화를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 등 여러 측면을 종합 고려했다”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의 철학 따라 잘 보좌할 것”

3년 동안 유지됐던 윤종규 회장 겸 행장의 겸임 체제가 막을 내리고, 윤종규-허인 투톱 진영이 새롭게 갖춰지게 되면서 두 사람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 중이다. 

이에 대해 허인 내정자는 윤종규 회장과 손발을 맞춰 이전의 경영방침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특별히 강조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이 윤종규 회장과의 호흡에 대해 질문하자 허 내정자는 “윤 회장을 앞으로 잘 보좌하겠다”며 “윤 회장의 철학을 따라 잘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스맨 아냐”

윤 회장의 철학에 따라 보좌하겠다는 그의 대답은 3년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 간의 갈등으로 벌어진 이른바 'KB 사태’ 염두에 둔 발언이다. 

KB사태는 지난 2014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빚어진 경영진 내분으로 KB금융에는 악몽과도 같던 시간으로 회자된다. 

아직도 조직원들이 겪고 KB사태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이다. 때문에 허 내정자는 조용하고 묵묵히 은행 살림을 챙기고 조직을 안정화 시키는데 집중해 그룹 전반을 진두지휘 하는 윤 회장과 일말의 잡음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이는 것. 

허 내정자는 “조직에 너무 큰 내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아무 이야기도 못 하는 예스맨이라는 뜻은 아니다.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결국 고객이다”

4차 산업 혁명의 도래,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모바일 시대를 맞아 변화된 금융환경에서 살아나기 위해 은행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분주한 가운데 허 내정자는 취임 이후 고객 중심 영업활동에 주력할 것을 시사했다. 

허 내정자는 '미래 은행의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결국 고객"이라며 "고객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KB국민은행 영업담당 부행장을 역임하고 있는 만큼 업무 경력을 살려 고객 중심 영업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와 갈등 대화로 풀어나갈 것”

노조와의 갈등은 허인 내정자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노조 측은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사측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 KB국민칻, KB손보, KB증권 등 7개 계열사의 노조가 모인 KB노협은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윤 회장 연임 저지 투쟁 결의 대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이사회 최종 면접을 앞두고 사측이 노조에 대화를 제안했으나 KB노협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내정자는 최근 갈등의 골이 깊어진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화를 통해 차츰차츰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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