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직원간 급여 차이 '흥국생명' 최고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생명보험업계 여성직원 비율이 평균 40~50%를 차지하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여성들이 임원으로 진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 부처 요직에 여성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동시에 사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특히 금융사 내 유리천장을 깨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남녀 간 임금 격차도 컸다.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의 남녀직원 임금 차이가 가장 큰 곳은 흥국생명, 제일 작은 곳은 ING생명으로 나타났다. 삼성, 교보, 한화 등 대형사 세 업체 중 남녀직원의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곳은 한화생명이었다.

▶한화생명, 빅3중 남녀임금 격차 최고

흥국생명이 자산 기준 국내 8대 생명보험사(신한생명 제외) 중 남녀직원 간 임금격차가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ING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8대 생보사의 직원당 3분기까지(2017년 1월~9월, 임원제외) 지급된 급여 평균 급여액은 5,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 3분기까지 생보사별 남녀 임금 차이

남자 직원 1인당 지급된 평균 급여는 7,200만 원, 여성 직원은 평균 4,700만 원을 받고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성 직원의 경우 남성 직원이 받은 급여의 65.3%만 받고 업무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별로는 흥국생명이 남녀임금 차가 가장 컸다.

흥국생명의 경우 남성 직원에게 지급된 평균 급여가 4,900만 원인 반면 여성 직원에게는 그 절반 수준인 2,500만 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흥국생명에 다니고 있는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과 동일한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300일가량 더 일을 해야 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흥국생명은 직원들 평균 급여가 모두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삼성생명의 6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여직원들의 경우 본사, 금융플라자, 지점 등에서 사무직군에 종사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영업직에 몰려있는 남자직원들에 비해 자연스럽게 평균 연봉이 조금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남녀간 임금 격차가 큰 곳은 업계 빅3 업체 중 하나인 한화생명이다. 흥국생명을 제외하고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이 받는 급여의 60% 미만을 받는 업체는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이 밖에 미래에셋생명(60.5%), 교보생명(60.7%), 삼성생명(65.7%), NH농협생명(68.0%) 순으로 남녀간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ING생명(73.4%%)과 동양생명(70.7%)는 두 업체만이 남녀 임금 격차가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NG생명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업계 내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NG생명에 근무하는 남성 직원은 3분기까지 7,900만 원의 급여를 받았으며, 여성 직원은 5,800만 원을 받아 2,100만 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남녀간 비율은 물론 금액 자체로도 가장 적은 격차다. ING생명은 여성 직원 급여 수준도 최상위이다.

▶여성 직원은 많은데... 임원은 ‘가뭄에 콩’

8대 생보사에 종사하는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직원 비율은 46.1%로 거의 절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 생보사별 남녀직원 비율

여성 직원들의 급여체계 가장 좋았던 ING생명이 여성 직원들의 비율도 가장 높았다. ING생명 전체 직원 가운데 과반을 훨씬 넘는 62.9%가 여성직원이다.

이 밖에 동양생명(55.9%), 미래에셋생명(53.6%), 흥국생명(51.6%) 순으로 주로 중소형 보험사들에서 여성직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빅3 업체인 한화생명(46.5%), 삼성생명(44.9%), 교보생명(40.2%)은 나란히 여성직원 비율이 40%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협생명만(39.3%)이 유일하게 40%를 밑돌았다.

보험업권은 비교적 여풍이 센 곳으로 평가된다. 같은 금융권 내에서도 증권사의 여성직원 비율 30%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보험사의 여성 인재들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평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아직 여성 임원 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해 여성들이 고위간부층까지 올라가는 데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9월 말 기준 삼성생명은 총 69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이 총 4명이었으며, 교보생명은 42명 중 2명이 여성이었다. 한화생명의 경우 57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 한 관계자는 “원래 1명의 여성임원이 있었는데 다른 회사로 가시면서 현재는 여성임원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었으며, 여성직원 비율이 가장 높은 ING생명은 총 32명의 임원 중 4명으로 여성임원 비중 역시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금융권이 여성의 고위층 진출이 미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능력 있는 중간관리자들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여성 임원 비중은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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