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bhc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는 가운데 최근 잇단 소송전에 시달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회사였던 BBQ에 3,000억 원 소송전…과다계상?

bhc는 2016년 단숨에 매출 2위로 올라서며 치킨업계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회사의 성장보다 모회사였던 BBQ와의 소송전에 관심이 쏠린다.

소송전의 주요 배경은 BBQ가 bhc를 매각할 시기다. BBQ가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에 bhc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보유 중인 물류센터를 묶어 팔았다. 물류센터를 넘기면서 양사는 10년 간 같이 쓰기로 계약했다.

동시에 bhc에 10년간 소스 등 식재료를 공급받는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bhc는 물류계약 파기로 인해 물류용역 대금 손해 등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135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손해배상액을 2,360억 원으로 수정해 소송을 재청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잡음이 일었다. 매각 금액이 약 1,200억 원인데 손해배상액은 이에 2배가 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상 금액이 과다 산정된 부분이 있다”면서 “매출 감소분이 아닌 영업이익 감소분으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하나 매출액으로 산정해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bhc는 또 다시 BBQ에 상품공급대금 등 547억 원 규모의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해 10월 상품공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bhc가 BBQ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금액만 총 3,000억 원에 달한다.

bhc 관계자는 “2012년 당시 BBQ는 상당한 부채에 시달려 자금이 필요, bhc를 매각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상품공급 및 물류용역까지 패키지딜로 팔고, 향후 10년간 BBQ가 이를 통해 식재료 등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작년 4월 갑자기 물류용역에 대한 계약을 파기했고 작년 10월 말에는 상품공급 계약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당사가 입은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상 금액 청구가 과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상품공급만 얘기하자면 피해액은 2,800억 원이지만 일부만 청구한 것”이라며 “계약 이행에 대한 수익성까지 판단한 딜이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배상금액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BBQ 측은 물류계약 파기 등은 bhc의 영업비밀 침해에로 인한 것으로 해당 결정이 불가피햇다는 설명을 내놨다.

BBQ 관계자는 “물류용역, 식품공급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금액이 지금까지 약 3,000억 원에 달한다”며 “이는 단순 소송을 넘어 BBQ를 고의로 흔들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BBQ가 BHC의 물류용역 관련 보장 영업이익률은 15.7%, 상품공급 관련은 19.6%다. 계약상 보장해줘야 할 영업이익은 남은 기간 6년을 고려하더라도 각각 100억 원대에 불과하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할인하면 액수가 더 적어진다는 게 BBQ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HC 측은 미래 매출 증가 예상분까지 소송금액에 포함시켰다고 토로했다.

▶박현종 회장 향한 의심 눈초리

BBQ도 최근 bhc를 검찰에 고소하면서 양사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영업비밀 침해 및 업무상 배임 행위로 형사고소된 박현종 회장 등 주요 임직원을 수사 중이다.

BBQ는 bhc가 내부 정보통신망에 무단 침입해 신메뉴 자료, 해외 사업 계획서 등의 영업기밀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BQ 측은 bhc가 자사의 영업비밀 자료를 사용해 제작한 자료가 다수 발견됐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bhc가 조직적으로 내부 영업비밀 자료를 부정하게 입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bhc는 BBQ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bhc 관계자는 “과거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내용”이라며 “2014년 나왔던 신제품 별꽃의 소스정보를 가로채 절도죄로 벌금형을 받았던 게 BBQ”라고 전했다.

영업기밀 불법 취득만이 이슈 대상은 아니다.

bhc 매각 당시 사모펀드 로하튼과 주도적으로 협상을 벌인 인물은 박현종 회장이다. BBQ는 로하튼과의 매각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며 BBQ에 손해를 끼친 것을 의심하고 있다.

박 회장이 ‘진술과 보증 및 약정’을 허위로 기재해 회사가 실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 핵심이다.

매각 작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박 회장은 bhc 대표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 역시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BBQ에 따르면 BHC는 과거 영업이익률을 초과하는 이익분을 BBQ에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계약상 초과이익은 매년 정산하게 돼 있는데 BHC는 승인하지 않은 회계법인이 들어와 실사를 했다는 명목으로 2013년 이후 몇 년째 실사도 못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bhc 주인 ‘로하튼’, 장기 소송전 부담?

관련 업계는 이러한 양사의 오랜 소송은 피차 악영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가 모회사인 bhc 입장은 더욱 난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bhc는 매각 이후 모회사였던 BBQ와 끊임없이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회사 측에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인수 업체의 가치를 극대화 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팔이 이득을 얻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bhc가 진행 중인 소송은 기업가치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로하튼이 bhc를 품은 지 5년을 바라보는 시점에 매각 후 자본을 회수할 타이밍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매각보다 성장에 집중라고 있는 시기로 당장에 매각 작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언제가 됐든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만큼 매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모회사와의 법정 다툼은 향후 매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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