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수익성 확대 골몰...공격적 M&A '리딩뱅크' 각축전 재점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박빙의 리딩뱅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지주와와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자존심 대결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 금융지주사 모두 올해 비은행 수익성 확대를 위해 보험사 M&A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생보사 알짜 매물로 꼽히는 ING생명 인수와 관련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알짜 생보사’ ING생명 누구 품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2일 KB금융에 ING생명보험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현재 국내·외 인수후보를 대상으로 매각 예비실사에 들어간 가운데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도 인수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KB금융 측은 보험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적합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ING생명으로 특정지어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 올해 내로 서둘러서 인수를 실행하려 단계는 아니고, 장기적 관점에서 세부적인 검토를 마친 후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 경쟁 업체인 신한금융이 최근 ING생명 인수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KB금융이 느긋하게 지켜 보고만 있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중순부터 ING생명 인수 예비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한금융 역시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인수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ING생명보험 M&A 추진을 검토해 왔으나 지분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현재 없다"고 전했다.

▶M&A 주판 튕기는 KB-신한, 취약 업종 보완 ‘고심’

양측 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ING생명은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가장 탐내는 매물임은 분명하다.

ING생명은 업계 내 알짜 매물로 꼽히고 있어 M&A를 통해 생명보험 사업부문을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대다수 금융지주사들의 1순위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ING생명을 손에 넣기 위해 숙명의 라이벌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벌이게 될 2파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KB금융은 9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꺼낼 수 있는 비장의 카드 중 하나가 ING생명 인수로 보인다.

만약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합병시켜 단숨에 업계 5위까지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신한금융은 올해 왕좌를 되찾기 위한 전략으로 공격적 M&A 겨냥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기념식 및 신년사 등을 통해 이미 여러번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M&A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9월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기회가 왔을 때 M&A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헌했다.

신한금융이 외형확대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주춤하는 사이 현대증권과 LIG손보를 품에 안고 몸집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낸 KB금융 역시 앞으로도 공격적인 M&A 전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회사 내 생보업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만큼 ING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금융이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볼 수 있는 규모로 보더라도 ING생명이 가장 적당하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의 추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ING생명을 뺏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팽배하다.

다만 상장 이후 높아진 몸값 때문에 지주사들은 섣불리 나서지 못한 채 각자 셈법에 따라 주판알을 튕겨보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새다.

ING생명은 지난해 5월 이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ING생명은 현재 주가가 5만을 넘어선 상태로, MBK파트너스가 현재 보유한 지분 4,850만 주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매각 가격이 3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 2012년에도 ING생명을 인수하려 시도했다가 가격 협상이 불발돼 고배를 마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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