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다수 발생으로 인한 농작물 재해보험 손해율 증가 탓"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NH농협손해보험만이 유일하게 울상 지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 순이익은 3조8,78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8%(4,088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익이 증가한 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0%에서 80.9%로 낮아진 것이 순이익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손보사 빅3 업체 중 삼성화재는 지난해 역시 굳건한 1위를 지켰고, 치열한 2-3위 다툼의 승리는 DB손보에 돌아갔다.

▲ 국내 주요 10대 손보사 실적 추이

삼성화재는 2017회계년도 결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대비 13.7% 늘어난 9,5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원수보험료)은 전년보다 0.3% 증가한 18조 2,303억 원을 달성했다.

삼성화재 측은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했고 장기보험 및 일반보험은 각각 0.2%, 2.0% 증가했다”며 “이는 손해율이 장기보험 및 자동차보험 부문의 개선으로 0.5%p 하락한 반면, 사업비율이 전년 대비 1.1%p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업계 2인자 자리를 두고 매년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DB손보와 현대해상의 대결은 지난해 DB손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DB손보의 지난해 수익성 지표들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DB손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7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한 6,98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7,966억 원, 영업이익은 8,663억 원으로 각각 4.3%, 1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6,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7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었다.

이밖에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3,0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나란히 4-5위를 차지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846억 원을 달성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순이익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년 대비 62.1% 증가한 것으로, 이에 대해 사측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 및 전 부문의 손해율이 고르게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한화손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4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중소보험사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흥국화재는 전년 동기대비 175.2%, 롯데손보는 147.5%로 대폭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눈에 띄는 호실적을 거뒀다.

2013년 5월 그린손보 간판을 내리고 재출범한 이후 4년간 적자 수렁에 허덕이던 MG손해보험은 지난해 출범이래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하며 모처럼 웃음 지었다.

2013년 394억 원, 2014년 906억 원, 2015년 479억 원, 2016년 289억 원의 적자 행진을 이어온 MG손보는 지난해 5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창립 3주년을 맞아 김동주 대표가 "2017년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를 가슴에 새기고 큰 변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각오대로 이뤄진 것이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2018년 흑자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2020년 두 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NH농협손보는 국내 10대 손보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하락 곡선을 그렸다.

주력 자회사인 은행과 증권이 농협금융의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동안 NH농협손보는 26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 보다 25% 가량 쪼그라든 수치다.

이에 대해 농협손보 관계자는 “일반보험, 장기보험 등은 성장한 반면에 작년에 가뭄이나 우박 등 자연재해가 많다보니 농작물 재해보험 부분에서 손해율이 높았던 탓에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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