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발기부전치료제성분인 ‘타다라필(시알리스 성분)’, ‘실데나필(비아그라 성분)’을 중국에서 불법으로 사들여 한방정력제를 제조하고, 인터넷과 텔레마케터들을 고용해 불법 판매한 대규모 ‘탕치기’ 일당 등을 검거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23일 출처 불명의 가짜 한방정력제가 인터넷에서 우후죽순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국내 제조·판매상 김00, 중국 제조품 판매상 오00, 대규모 판매업자 오00 등 3명을 구속, 판매상 7명에 대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한두통과 고열, 가슴답답, 발기지속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구매자들에게 ‘노폐물이 빠지면서 몸이 좋아지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라 둘러대고 계속 복용하도록 권유해 결국엔 병원에 입원하게 하는 등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특사경은 불법 한방정력제를 직접 구입해 성분을 검사한 결과 한방정력제에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함유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3,000여건의 통신자료 분석과 지문감식, 금융계좌추적을 통해 피의자들의 신원과 범죄지를 확인하는가 하면, 범행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비밀공장 등 13개소에 대해 압수수색 집행 등 끈질긴 추적과 잠복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또, 서울시는 수사과정에서 발견된 가짜 정력제 66,450정(시가 8억7천 상당)과 원료 9.4kg, 포장용 플라스틱 통 5,000개, 포장지 460박스를 압수했다. 이들이 그동안 판매한 금액만 45억 원 상당으로 총 53억 원대의 대규모 제조·판매망이 적발된 것.

특히 중국에서 들여온 불법 한방정력제의 경우 1정당 117원에 구매해 1만2천원에 판매, 100배 넘는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 김00은 버젓이 국내에서 식품회사를 운영하면서 주거지 지하에서 불법으로 한방정력제를 제조하고,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탕치기’수법으로 15억 상당을 판매한 혐의다.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납품업체 등에는 ‘00회사 상무이사 송00’, ‘00회사 상무이사 정00’로 행세하며 의도적으로 여러 개의 위장신분을 사용했다.

공급처와 구매자들을 믿게 하기 위해 제품에는 회사명과 제품표시 사항을 허위기재하고, 한방정력제를 공급하면서 제공한 제품품목허가서, 시험성적서, 거래명세서의 사업자등록번호 등도 모두 허위 기재한 위조서류로 밝혀졌다

특히 김00는 제조하면서 직접 먹어보고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량을 혼합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오00는 작업장을 겸비한 오피스텔에 5대의 컴퓨터를 설치하고 중국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운영해 30억 상당의 가짜 정력제를 판매한 혐의다.

중국에 서버를 두고 중국에 있는 공범과 공모해 정력제인 ‘웅기단’ 전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또 다른 정력제 ‘한웅단’ 홈페이지는 피의자가 직접 만들어 독자적으로 운영했다.

특히 오00는 10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한 자로서, 주소가 중국 등으로 된 이메일, 외국 대포폰, 수십 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수사망을 교묘히 피해갔다.

한방정력제는 국제특송우편, 보따리상(일명 따이공)을 통해 중국에서 들여오거나, 피쉬오일 등 식품으로 위장해 들여와 거래하는 사람들과는 김00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대포폰과 이메일, 메신저로만 연락하고, 30억 상당의 판매대금 입금계좌 역시 대포통장으로 판매금액을 분산해 또다시 수십 개가 넘는 다른 대포통장 계좌로 금액을 분산 이체하고, 구매자에게 제품을 발송 시 택배회사를 옮겨 다니며 발송인 주소는 기재하지 않고 발송인을 김00로 가명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피의자 오00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삼일 두알 복용만으로 발기부전, 조루, 노화방지에 탁월합니다.”라는 허위광고와 고객 후기란에 노골적인 성 경험담을 마치 구매자들이 개제한 것처럼 피의자가 직접 작성·개제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또 다른 피의자 오00는 강00는 도·소매 영업을 하면서 제조업자에게 일정량 주문할 때 마다 사실상 동일한 정력제의 제품명을 각각 ‘비룡환’, ‘홍기천’, ‘홍삼활력정골드’, ‘명품활력정’, ‘파워큐’ 로 직접짓고, 제조원, 소재지, 영업허가, 소비자상담실 등 표시사항을 모두 허위로 기재해 당국의 추적을 피하고,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제품으로 소개하는 등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

피의자들이 직접 지은 제품명은 ‘홍기천’, ‘명품활력정’, ‘활기단’, ‘홍삼활력정골드’, ‘비룡환’, ‘파워큐’ ‘X-man’이며 한 가지 제품명이 모두 팔리고 나면 다른 제품명으로 바꾸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지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피의자들은 판매도중 공급업자로부터 판매하고 있는 정력제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내용을 전달받고서도 마치 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압수수색 전날까지 판매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구매자들 중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만 현재까지 46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로 평택에 거주하는 이00는 정력과, 전립선에 좋다는 등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해서 복용했는데 가슴이 심하게 뛰고 뒤통수가 뻐근하면서 심한 두통과 얼굴홍조, 근육통, 두드러기, 불면증으로 너무 고생해 판매한 자들에 대해 반드시 처벌해 줄 것을 원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또 다른 피해자 000는 발기상태 지속으로 고통을 호소했으며, 수원에 거주하는 000는 “심장이 너무 뛰고, 두통이 너무 오래가서 고통스러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중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부정 식·의약품사범은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확대 수사해 뿌리를 뽑아 나가겠다”며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인터넷 등에서 불법 유통되는 제품의 경우 그 성분 및 함량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구매 의사가 있는 시민들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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