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SK증권(대표 김신)이 1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주가하락,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 매각 진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소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악재까지 더해진 형국이다.

▶선관주의의무 위반…120억 원 손배소 피소

SK증권이 한 비상장사 화장품업체 투자했다가 손실은 안은 것은 물론이고 소송까지 당하게 됐다.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SK증권은 “리노스, 애큐온캐피탈, 호반건설, 하나금융투자가 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7월 워터브릿지에스케이에스 사모펀드(PEF)를 만들고 LP(유한책임사원)로 리노스, 애큐온캐피탈, 호반건설, 하나금융투자 등을 모집해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 업체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비앤비코리아의 실적 커다란 타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IPO(기업공개) 추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게 됐다.

이에 리노스를 비롯한 3개 회사는 공동 업무집행사원인 SK증권이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청구금액은 120억 원으로, 이는 SK증권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 대비 2.75%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증권 관계자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하는 동시에 투자 대상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상황이므로 공동 GP로서 향후 투자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각 장기화 속 악재 '겹겹'

올해 매각을 진행 중인 SK증권 입장에서는 소송 등 부정적 이슈에 휘말리는 일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실적악화와 주가하락으로 기업가치가 현저히 낮아진데다 신용등급 하락 전망까지 우려되고 있어 좋은 조건으로 매각하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의 최대주주인 SK는 지난 3월 보유 중인 지분 10%를 515억 원에 매각하기로 사모펀드 J&W파트너스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비록 무산됐지만 지난해 8월 케이프컨소시엄(케이프인베스트먼트,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지분 10%를 약 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4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5억 원에서 64억 원으로 32.63% 감소했다.

지난해 7월 1,600원 대를 넘어섰던 주가는 1년 만에 1,040원으로 38%가량 떨어지며 1,000원 선을 아슬아슬 유지 중이다. 이는 같은 시기 증시 활황으로 대부분의 증권사 주식이 상승세를 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매각 이후 SK그룹의 후광이 사라지게 되면 SK증권의 장·단기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점도 우울한 요소 중 하나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7월 SK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3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케이프컨소시엄에서 J&W파트너스로 변경됐음에도 '하향검토'를 유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혁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SK증권은 SK계열의 중소형 증권사로, 최종신용등급 결정 과정에서 유사시 SK계열로부터의 비경상적인 지원가능성을 고려한 1노치(notch) 상향 조정이 반영돼 있다”며 “J&W파트너스는 기존 대주주인 SK㈜ 및 SK 계열과 비교 시 사업적, 재무적 지원능력이 열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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