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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현대인의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필수처럼 느껴진다. 군것질 하나 고를 때도 건강을 염려하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마트에서 우리는 ‘친환경, ‘유기농’, ‘100%’, ‘XX인증’, ‘웰빙’, ‘천연’ 등의 몇 자 더 써 있다는 핑계로 일반 제품보다 더 비싼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아무리 잘 골라도 군것질인데, 딱히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사치스러운 기대도 하지 않는다. 다만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일방적 ‘신의(信義)’ 정도는 갖게 된다.

100% 오렌지주스는 가격이 비싸다.

그래도 일반 오렌지주스를 고르는 대신 손이 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주스 앞면에 적힌 ‘100%’가 주는 메시지의 힘이다. ‘방금 짠 100% 천연과즙’이라는 글귀는 우리에게 생생한 이미지로 전달된다. 광고에서 자주 나오는 신선한 오렌지를 반으로 갈라 착즙기에 쥐어짜낸 생과일주스의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표기한 제품 상당수의 뒷면을 확인하면 ‘정제수’가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과즙을 끓여 농축한 뒤에 물을 섞은 이른바 ‘농축환원주스(FC·From Concentrate)’라는 뜻이다. 가열한 오렌지는 영양소가 파괴되고 본연의 맛과 색이 사라지기 때문에 과일향 합성착향료나 액상과당 등의 식품첨가물를 넣게 된다. 당연히 몸에 이로울 리 없다.

기타첨가물 없이 과일을 그대로 짜서 만든 제품은 ‘비농축 착즙주스(NFC·Not From Concentrate)’라고 부른다. 가공과정을 최소화 하고 고열로 끓이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과일 본연의 향과 맛이 훨씬 더 살아나지만 유통기한은 짧고 가격은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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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농축주스를 착즙주스로 혼동하게 만드는 ‘100% 과일주스’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그저 원재료인 농축액의 오렌지 함량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다른 종류의 과즙이 섞이지 않고 표시 대상 원재료의 농도가 100% 이상이면 식품첨가물과 정제수 등이 포함돼 있더라도 100% 과일주스라고 표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농축주스를 착즙주스로 오인하고 혼란을 겪는 소비자가 많다.

제품 뒷면에 적힌 표시성분에 정제수가 표기돼 있으면 농축 주스이며, 농축하지 않았다는 의미인 'NFC' 표시가 있다면 착즙 주스라는 것을 결국 소비자 스스로 구분해야 하는 상황인 것.

2010년 출판 된 ‘오렌지주스의 비밀’의 저자 해밀턴 박사는 “오렌지주스에 합성 착향료와 구연산, 액상과당, 비타민C와 같은 첨가물을 투입하는데 오렌지 농축액이 100%라는 점을 들어 소비자에게는 '100% 주스'로 판매되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학습시킨 결과”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2020년부터는 과일 농축액에 물을 섞어 희석한 농축환원주스에 식품첨가물이 들어가면 소비자들이 실제 과일을 갈거나 짜서 만든 주스로 오인하거나 혼동하지 않도록 반드시 표시하도록 법이 바뀔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농축환원주스의 경우 100% 오렌지주스(구연산 포함), 100% 오렌지주스(산도조절제 포함) 등과 같이 괄호 안에 식품첨가제 포함 여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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