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분위기다. 하반기 기대를 모았던 업체들마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거나 상장 이후 공모가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상장 자체를 미루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공모금액이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의 흥행 여부로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내고 현재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선정하고 오는 10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 중이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와 비정유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1조2,60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석유화학사업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3,138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지만 2분기는 영업이익이 3,1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4% 증가하며 향후 성공적인 IPO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올해 IPO시장이 기대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증시 조정이 이뤄지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당초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공모금액 전망 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공모 기업 수는 21개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했지만 공모금액은 7,800억 원으로, 지난해 4조7,600억 원에 5분의 1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넷마블게임즈(2조7,000억 원), ING생명(1조1,000억 원)과 같은 대어급 IPO기업들의 공모 금액이 1조원 규모를 상회하면서 공모 시장 확대를 견인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상반기는 상대적으로 공모 금액이 작은 코스닥 중소형 기업들의 공모가 주를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티웨이항공과 롯데정보통신 등 대어들의 활약으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아졌지만 잇단 흥행 실패로 오는 10월 증시에 입성하는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KTB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로 하반기 IPO 흥행은 미지수이나, 보수적으로 산정될 수 있는 공모가에서 상장 후 투자 기회 충분히 모색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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