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OEM 생산' 中企, 부담 작용
사 측 "국내 생산 제품 홍보, 일자리 창출"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공영홈쇼핑이 최근 100% 국내 생산 제품만 판매하겠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시대’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했지만 일부 입점업체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판로 확대가 목표인 공영홈쇼핑이 되레 입점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순수 국내 생산 상품’ 중기 독 될까

이달 초 공영홈쇼핑은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개국 3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앞으로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생산, 제조한 제품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공영홈쇼핑은 기존 판매 및 발주 상품을 제외한 신규 해외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기존 상품도 협력사와 협의를 통해 재고 소진 시 중단한다.

공영홈쇼핑에 따르면 현재 판매 상품 가운데 식품을 제외한 공산품 40% 가량이 해외 OEM 상품이다. 식품을 포함하면 20% 수준이다.

이번 공영홈쇼핑의 결정으로 해당 중소기업제품은 퇴출 위기에 놓였다.

공영홈쇼핑이 TV를 통해 판매하던 공산품 1,000여개, 농수축산물 700여개 품목 중 약 400여개가 퇴출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조선일보와 인터뷰 한 중소기업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이미 의류, 가전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중기 제품이 거의 없는 상황에 누굴 위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또 “해외 생산을 선택하더라도 어려운 상황에 기업을 이어온 중소기업들을 두 번 죽이는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하루 20개 안팎의 중소기업 제품을 방송을 통해 소개하는데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차원이었다”면서 “올해 초 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정책기관으로서의 역할론에 대해 접근하면서 나온 결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4월 이 같은 내용을 협력사 및 입점 업체에 통보했는데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반발하는 업체도 없었다”며 “물론 협력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순수 국내 생산 상품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와 일자리 확산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종 의혹도 무성

공영홈쇼핑이 이번 정책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서 여러 잡음도 일고 있다.

공영홈쇼핑이 입점 중소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이 같은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과 함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해외 공장 이전에 대한 우려에 순수 국산 제품만 취급하도록 하는 정책을 공영홈쇼핑 측에 밀어 붙였다는 추측도 업계에서 돌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홍 장관이 “국내 공장을 둔 제조 기업을 돕기 위해 공영홈쇼핑에 순수 국산품만 팔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지 1주일 만에 공영홈쇼핑이 ‘메이드 인 코리아 시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공영홈쇼핑 측은 2015년, 2017년 국감에서 지적 받은 내용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진행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3월 한 매체를 통해 당사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만 취급할 것이라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고 4월에는 입점 업체 일부를 모아 놓고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바 있다”면서 “당시 참여하지 못한 입점 업체에 대해서는 MD 측이 개별적인 연락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장관은 자신의 SNS에 중소기업 판로를 오히려 축소한다는 지적에 대해 반발했다.

홍 장관은 "공영홈쇼핑이 우리 공장 떼다가 해외로 옮기는 것을 지원해야 옳은가요?"라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놀라운데, 제가 잘못 알고 있나요?"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