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고혈압 환자가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혈압 환자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발암가능물질이 포함된 고혈압약 원료를 쓴 제품이 공개됐다. 지난 7월에 이어서 두 번째다. 두 번의 발표로 잠정 판매 및 처방이 금지된 완제의약품은 총 174개 제품에 이른다.

식약처는 “의사와의 상담 없이 해당 의약품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 건강상 더 위험하므로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재처방 받아야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재처방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7월 발표된 발암가능성 혈압약을 17만8,536명이 복용했고, 이번에는 18만1,286명이 새로 밝혀진 문제 의약품을 복용했다.

그 중 1만5,296명은 7월에 바꾼 혈압약에서 다시 발암가능물질이 나온 것이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발사르탄' 외 다른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에 있어 언제 다른 제품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될지 모르는 일이다.

당장 환자들은 고혈압약 복용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번 사태에서 환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발암 가능성일 것이다.

어떤 기관에서는 약 8,000명 중 1명(미국식품의약국, 4년 복용 시), 또 다른 기관에서는 5,000명 중 1명(유럽의약품안전청, 7년 복용 시)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년간 최고용량(320mg)을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1명이 더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식약처의 추정이 다소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혈관 노화로 고혈압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복용한 환자가 많은고 장기 복용자들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전체 고혈압 환자의 39%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400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되는데 전체 고혈압 유병자의 65%는 최소 1가지 이상, 44%는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만큼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고, 꼭 암이 아니더라도 타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고혈압 환자가 고령이니만큼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익숙치도 않은 의약품명을 찾아가며 불안해 하고 있다.

식약처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추가적인 조사를 신속하게 끝내 환자들이 안심하고 고혈압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미 복용한 환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영향 평가를 통해 필요하다면 치료와 보상의 대책도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