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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 '경차 경시 풍조' 인식 바꿀 때
[기자수첩] 대한민국 '경차 경시 풍조' 인식 바꿀 때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8.08.10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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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을 들여다보면 확연히 드러나는 차이가 있다. 바로 ‘경차’ 종류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경차는 5종이다. 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등이 있다. 경형 상용차량인 ‘라보’와 ‘다마스’까지 포함하면 7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트위지’와 ‘다니고’는 전기차량이다. 내연기관 차량만 따지면 5종이 된다.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옆나라 일본의 경우 국내에 비해 더 다양한 경차가 존재한다.

물론 국내보다 차량 브랜드가 많은 이유도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가 있지만, 일본은 혼다, 토요타, 닛산, 스바루, 스즈키, 마쯔다, 미쓰비시, 다이하츠 등이 있으며 고급브랜드로 아큐라, 렉서스, 인피니티 등이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일본차하면 떠오르는 혼다, 토요타, 닛산을 비교하면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경차 시장에 얼마나 소극적인지를 알 수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경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과거 ‘아토스’가 있었으나 지금은 단종 됐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 ‘이온’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는 선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혼다는 ‘엔원(N-ONE)’, ‘엔박스(N-BOX)’, ‘엔웨건(N-WGN)’, ‘S660’ 등이 있으며, 토요타는 ‘아쿠아’, ‘iQ’, 닛산은 ‘큐브’, ‘마치’, ‘마이크라’ 등이 있다.

아울러 경차로 유명한 스즈키는 ‘허슬러’, ‘알토’, ‘MR웨건’, ‘웨건R’, ‘팔레트’, ‘짐니’, ‘스페시아’ 등이 있고, 다이하츠의 경우 ‘코펜’, ‘미라이스’, ‘무브’, ‘탄토’ 등이 있다.

간단히 나열했을 뿐인데 일본의 경차 종류가 20가지에 달한다. 나열하지 않은 차량까지 합하면 5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량 형태도 다양하다. 박스형, 해치백, SUV와 컨버터블까지 존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터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고, 가격까지 저렴하다. 일례로 다이하쓰의 ‘미라이스’는 84만2,400엔으로 한화로 850만 원이 채 안된다. 기아차 모닝의 최저 가격이 945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싼 편이다.

이처럼 다양하고 가성비 좋은 모델들이 저렴한 값에 판매되는 이유는 각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 차량 브랜드들은 다양한 경차를 내놓는 것일까. 경차는 수익성이 크지 않은 차량인데도 말이다.

일본의 경차 판매량은 연간 판매량의 40%에 다다른다. 일본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차를 원하는 만큼 기업이 다양한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거저 커지진 않았다. 일본의 경우 태평양전쟁 이후 자동차를 만들 기술력이 있었음에도 미국의 규제로 차량을 만들 수 없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작은 차체와 엔진을 탑재한 경차 개발을 국가정책으로 삼았고 기업들은 이에 맞춰 경차 개발 및 생산을 시작했다.

즉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서 경차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섰고, 경차 인식을 바꾸는데 주력했다. 결국 경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경제성 높은 차량이라고 바뀌며 지금의 경차 왕국 일본이 탄생할 수 있었다.

국내는 어떨까. 앞서 말했듯 업계를 이끌어 가는 현대차나 기아차가 수익성이 나지않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차를 팔지 않거나 한 종류만 판매한다는 문제가 있다.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차를 탔을 때 사회에서 바라보는 편견 역시 문제다. 한국 사람들이 큰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는 ‘차가 곧 그 사람의 경제력’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없어서 타는 차가 경차라는 것이다.

결국 경차를 기피하는 사회적 풍토가 형성됐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경차의 사회적 인식을 바꿔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며 경차 생산을 포기해버린 부분이 국내 경차 시장을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물론,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의 규제도 경차시장의 성장을 막고 있다. 국내 경차 규격은 ▲전장 3,600mm ▲전폭 1,600mm ▲높이 2,000mm 이하의 차량이다. 배기량 1,000cc 미만이라는 제한도 존재한다. 외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르노의 '트윙고'나 폭스바겐의 '업'의 경우 전고가 20mm 더 높아서 국내에선 소형차로 분류된다. 멀쩡한 경차가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차 판매량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노년층이다. 퇴직 등의 이유로 경제력이 부족해지면서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점점 늙어가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말로 미래 노년층이 될 지금의 우리를 위해 국가와 기업이 나서서 경차의 인식을 바꾸고, 경차의 기술력 개발과 다양성 부여에 힘을 쏟아야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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