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바야흐로 '갑질'의 시대다.

'갑질'은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일이 됐고, 우리 사회를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소위 힘을 쥔 자들의 갑질이 폭로될 때마다 여론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분개하지만, '갑질'의 불길은 쉬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갑질 사건은 범접할 수 없는 부를 지닌 재벌들의 비상식적 행위로 비춰지거나, 혹은 꼭 재벌이 아니더라도 상사와 부하직원, 본사와 협력사의 관계처럼 구조 안에서 발생하는 지위의 차이를 이용한 엇나간 행동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이상에서도 '갑질'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라는 지위를 이용한 갑질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달에는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과 자신의 피부가 맞지 않는다며 매장 점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40대 여성의 갑질이 이슈였다. 도를 넘은 비상식적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 중에서는 매장 직원에게 카트가 무거우니 옆에서 끌고 다니며 쇼핑을 도와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객들의 갑질에 난감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얼마 전 한 커뮤니티에는 프랜차이즈 동대문엽기떡볶이를 이용한 소비자가 자신이 겪었던 불쾌한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게시했고, 공식 홈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이 올라왔다. 

A 고객이 주문을 하기 위해 계산대에 가자 직원은 "무슨 맛?"이라고 반말로 물어봤다. A씨는 반말 응대에 "응 그래 그거"로 같이 반말로 받아쳤다.

이를 두고 여론의 의견은 분분하다.

유명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가 손님의 나이를 막론하고 반말로 응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제 값을 치르고 음식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충분히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나이가 많은 매장 점주가 어린 손님에게 반말을 한 것이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문제인가, 재래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에게 "어떤 것 줄까?"라고 반말하는 것도 문제삼을 것인가.

오히려 나이 어린 사람이 손님이라는 이유로 반말로 맞대응한 것은 문제가 없는가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어느 쪽도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를 '갑질'이라 규정할 것이다.

손님의 지위를 이용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는 약점을 노리고 온라인상에 논란을 만들어 가맹점주를 곤란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받을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갑질의 가해자로 비난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돈 많은 사람이 한 갑질이 더 나쁜 것이 아니다.

돈과 지위로 촘촘히 짜여진 사회 속에서 타인과의 위치와 격차는 반드시 존재하게 돼 있다. 

우리가 갑질을 보기에 불편하고 문제라고 인식한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갑질 사회를 바꾸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