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타투, 예술과 불법 사이⑥

[컨슈머치 = 송수연 김은주 전향미 기자] 타투는 시술을 받을 때도 중요하지만 시술을 받고 나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제대로 된 시술이 선행돼야겠지만 잘 관리해야 부작용 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다.

타투는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고 잉크(염료)를 주입해 글씨, 그림, 무늬 등을 새기는 것으로 피부에 상처를 낼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상처를 낸 피부 위로 딱지가 앉을 수 있는데 이 때 딱지를 억지로 떼어내면 잉크도 함께 떨어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때문에 타투이스트들은 상처가 아물며 생긴 딱지 주변으로 가려움이 있더라도 절대 긁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 같이 피술자가 지켜야 하는 것도 있지만 타투이스트가 지켜야 할 것도 있다. 부작용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이다. 잉크 및 바늘 관리를 위생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각종 염증과 감염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늘어나는 타투 인구 만큼 부작용 피해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사례 별로 엮어 정리해 봤다.

시술 받은 지 6개월 이상 됐습니다. 2주 전부터 가렵고 부어오르는 느낌이 들더니 수포가 올라 오더라고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너무 간지러워서 긁었더니 각질이 나오고 피도 나는 게 처음 작업 받은 것처럼 부어오르네요.

타투 부위 중에 빨간색 잉크가 들어간 부분만 그런데 부작용인가요?

시술 받고 3개월 쯤 지나니 붉은색 잉크가 들어간 부분 피부만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간지러움과 각질을 동반한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빨간색 잉크가 들어간 부분이 제일 심하고 그 외 주황색 부분에도 조금씩 피부가 일어납니다.

각질 뜯어내면 가끔 피도 나는데, 왜 이런 증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잉크 알레르기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타투이스트 활동하는 A씨는 “붉은 잉크 알레르기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간혹 가다 특정 잉크색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알레르기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 시술하게 되면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타투업계 한 관계자는 “타투 잉크에 대한 알레르기(켈로이드) 혹은 피부묘기증(dermographism) 증세이다. 타투에 주의가 필요한 피부질환으로 꼽히는 피부묘기증은 우리나라 5%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상처나 어느 정도 이상이 압력이 가해지면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피부타입을 말한다”며 “때문에 시술에 앞서 자신의 피부타입을 피부과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출처=구글이미지.
시술 후 색 빠짐.(출처=구글이미지)

타투를 받았는데 염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바늘 깊이도 일정치 않아서 그림 자체도 다 번지고, 아물면서 살도 울퉁불퉁 해지면서 다 흉 졌어요.

▶잉크, 대부분 부작용 원인

조명신 탑클리닉 의원은 “타투 부작용의 대부분은 잉크에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대형 포털사이트에 타투 부작용만 검색해 봐도 수두룩하게 쏟아지는 부작용 관련 사진과 사례들. 그 속에는 염증과 타투 위로 올라 온 수포, 부풀어 올라 딱딱하게 굳어버린 피부 사진들을 올려 두고 “부작용인가요?”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들은 잉크를 잘못 사용하거나 값싼 중국제 잉크를 사용한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보건연구의료원도 보고된 유해 사례의 추정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잉크(염료)’였다고 전하고 있다.

잉크 내 황화수은, 코발트 등의 중금속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며, 폴리메틸 메타크릴산과 멜라닌도 자외선에 반응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잉크가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조명신 탑클리닉 원장은 잉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타투를 받기로 결심했다면 시술을 받는 곳의 잉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당부한다.

“잉크는 한 사람이 시술 받고 난 후에는 반드시 버려야 하고, 사용하지 않는 잉크는 보관을 잘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잉크를 관리하고 있고, 검증 받은 제품은 자가인증번호를 부여하는데 이를 확인 후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타투이스트 이안도 “고객이 오면 새 잉크, 새 바늘을 항상 인증시켜 준다. 도구로 인한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간혹 유통기한이 지난 잉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고 전해다.

블랙암(Blackarm tattoo) 중입니다.

현재 완성은 아니고 수개월 내에 나머지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어깨 부분 빼고 나머지는 마친 상태입니다.

타투 후 술을 마셔서 그런지 타투 부위에 엄청난 수포들이 생겼고 그 후 냉찜질로 현재 수포들을 가라앉힌 상태인데 염증이 심각합니다.

팔을 제대로 펼 수도 굽힐 수도 없습니다.

지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왼팔을 못 쓰는데 염증난 곳에 마데카솔같은 연고를 바르는 건 어떤지 여쭙고 싶습니다.

정말이지 너무 고통스러운 통증이 옵니다.

▶술로 인한 부작용인가요

홍대에서 활동 중인 한 타투이스트는 “누구에게든 타투 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술을 어느 정도 마신다고 해도 약간의 좁쌀 같은 염증이 대부분이며 어느 정도의 관리만으로도 증상은 완화된다. 그러나 엄청난 수포들로 팔까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정도라면 피부가 상당히 심각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타투이스트들은 대부분 의사 면허가 없는 작업자들일뿐더러 숙련되지 못한 사람들이 바늘로 필요 이상의 데미지를 주기도 한다. 특히 블랙암은 더욱 그러한 시술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현재는 타투 관리 생각 보다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신 시점이다. 부작용이 심해지면 타투를 떠나서 피부가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 문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 발등에 시술받고 당일에 바로 신발 신고, 술을 먹으러 갔는데 그 날 집에 와 보니 시술 부위에 물집이 잡혀있더라고요.

다음날 되니 발이 붓고 물집은 더 생기고 진물이 계속 나서 병원에서 항생제를 맞긴 했는데 진전이 없네요.

타투 부위 아닌 곳도 열이 나고 붓네요.

한 현직 타투이스트는 “술 보다는 자극이 문제일 수 있다. 타투 시술을 받은 후 해당 부위에 지나치게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며 타투 부위에 자극을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

본지가 만난 타투이스트들은 “시술이 잘 됐다면 특별한 관리는 필요 없다”며 “시술 후 술로 인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출처=네이버
시술자 기술 부족으로 잉크 번짐 사례.(출처=네이버)

타투 받은 선을 자세히 보면 잉크가 번져 있어요. 이것도 부작용 증상인가요?

▶잉크 번짐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시술자가 미숙한 경우에 발생한다.

바늘이 진피층 이상을 통과해 잉크가 주입되면 발생할 수 있는데, 전문의에 따르면 이는 간단한 시술로 해결할 수 있다.

번진 잉크를 다시 빼내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성병이나 C형 간염 발생 가능성은 없나?

C형 간염, 매독,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에이즈) 감염 등도 타투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감염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없는 사례이지만 해외에서는 감염 중 C형 간염이나 매독, HIV 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감염 중 매독 등의 증상이 나타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사용했던 바늘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위생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잉크를 사용해도 각종 감염에 노출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출처=구글이미지.
시술 부위 위로 염증 반응.(출처=구글이미지)

▶타투 부작용 치료, 실손 적용도 ‘미지수’

국내 보험업계에는 타투 관련 상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투가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보장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실손 보험 가입자라면 보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A보험사 관계자는 “타투를 제거하는 것은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면책 대상이지만 타투 시술 후 상처, 염증 등 부작용에 대한 치료는 실손보험의 보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타투 제거는 물론 부작용 관련 치료와 관련해서도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실손보험은 애초부터 미용과 관련해서는 전혀 보장되지 않도록 돼 있다. 타투는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해당 시술에 따른 부작용 치료 역시 실손보험 적용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타투을 하는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타투와 관련해 보험 적용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의 목적은 손해를 최소로 경감하기 위해서인데 미용 목적인 타투의 경우 보험 상품으로 보장되긴 어렵다는 것.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타투와 관련된 보험은 애초에 만들어질 수 없는 상품이다. 아마 앞으로도 타투와 관련된 상품이 나올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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