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카카오톡에 메시지 삭제 기능이 도입됐지만 삭제 흔적이 남아 반쪽짜리 기능이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카카오(대표 여민수‧조수용)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8.0버전에서 메시지 삭제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메시지 삭제 기능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해당 기능 도입을 통해 상대에게 메시지 발송을 완료한 후 발신자의 발송 실수를 보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추가된 메시지 삭제 기능은 보낸 메시지의 말풍선을 길게 눌러 ‘삭제’를 선택하면 ‘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와 ‘나에게서만 삭제’ 항목을 고를 수 있다.

이중 ‘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를 선택하면 해당 말풍선은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로 변경되며,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또 상대방이 읽었더라도 삭제가 가능하다. 단, 메시지 삭제 기능은 발송한지 5분 이내의 메시지에만 적용이 된다.

그런데 이번 메시지 삭제 기능을 두고 벌써부터 반쪽짜리 기능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메시지 삭제 이후 채팅창에 남게 되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알림 때문이다. 이 흔적(?) 때문에 메시지 삭제 기능의 온전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흔적을 접한 김 모씨(30대, 여성)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닌 것 같다”며 “메시지를 삭제한다는 것은 보낸 사실조차 지울 목적일텐데, 괜히 일만 더 꼬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송 모씨(30대, 여성)는 “단체 채팅방에서 누가 메시지를 삭제했는지를 알 수 있다”며 “없느니만 못한 기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어정쩡하게 남는 삭제 흔적 때문에 괜한 오해를 만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대 남성 김 모씨는 “메시지 삭제기능이 도입됐다고 해서 ‘라인’ 수준의 기능을 구현할 줄 알았는데, 기능을 접하고 보니 실제 생활에서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며 “국민 대다수가 쓰는 메신저인데 기능 구현은 어째서 라인을 따라가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주장처럼 카카오톡의 사용자 비율은 국내와 해외가 8대 2 수준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총 4,820만 명 정도이다. 또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앱 실사용랭킹에서 부동의 1위이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도 77.84%(18년 5월 기준)에 이른다.

반면 네이버 라인의 경우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4.96%에 불과해 국내서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메신저에 속한다. 하지만 삭제 기능 적용 범위가 24시간 이내 발송한 메시지로 카카오톡의 5분 이내에 비해 훨씬 길다.

이 같은 논란에 업계는 카카오톡 대화도 일반 대화처럼 여기고자 하는 카카오 내부 정책 탓에 흔적이 남는 삭제 기능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관계자는 “이번 기능은 발신자 실수를 일정부분 보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삭제 흔적이 남는 이유는 카카오톡 내부 정책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능 도입 초기 단계임 만큼 당장 기능의 수정이나 보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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