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국내 여행사 탑항공이 36년만에 폐업을 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3일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지난 1일 항공권 도소매를 전문으로 하던 탑항공(대표 유봉국)이 폐업했다.

이날 탑항공은 홈페이지를 게시글을 통해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하여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부득이하게 2018년 10월 1일자로 폐업을 하게 됐다”며 “피해를 본 고객은 영업보증보험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탑항공 홈페이지
출처=탑항공 홈페이지

▶“국내 여행업계 전체가 위기”

사실 탑항공의 폐업은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00년대 중반 항공권 판매 1‧2위를 다투던 유수의 기업인 탑항공은 당시 전국에 150개에 달하는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덩치가 컸다.

하지만 항공권 판매량이 조금씩이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결국 지난 8월 24일 항공권 정산 시스템인 BSP(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시행하는 항공여객판매대금 정산제도) 부도를 내며 폐업 조짐을 보였다. BSP부도 이후 탑항공은 제3자 대행구입 형태인 ATR 발권 영업을 이어왔다.

유봉국 탑항공 대표는 지난달 17일 <여행신문>과의 인터뷰에서 “9월말까지 미 입금액을 입금하면 BSP 대리점 자격이 회복되는 만큼 미 입금액을 기한 내에 입금하고 원상 복귀하는 게 목표”라며 재기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지난 1일 폐업을 결정했다.

문제는 폐업한 여행사가 탑항공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더좋은여행’은 최근 법인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1월 설립한 ‘e온누리여행사’은 폐업했다.

이러한 중소 여행사들의 폐업 원인을 보자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 등 상위권 여행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 ▲중소형 업체는 많지만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경영난에 봉착 ▲대기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여행상품개발 능력 등으로 볼 수 있다.

또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항공권 유통 구조의 변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여행사의 공세 등 여러 요인으로 국내 여행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피해 구제는?

탑항공이 비상장사인 만큼 개인투자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권을 구입한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항공권 환불 문제다.

이미 항공권을 발권한 상태라면 항공사를 통해 환불이나 일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발권 받지 못했거나, 폐업 전 환불을 요청했지만 아직 환불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피해구제를 신청해야한다.

피해를 본 고객이라면 한국여행업협회가 운영하는 여행불편처리센터(1588-8692)에 피해 사실을 접수해야 한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이달 안에 구체적인 피해 구제 절차와 방법 등을 경향신문과 협회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피해 상황을 2개월간 접수받을 예정이다.

탑항공은 10억 원짜리 영업 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전체 소비자 피해액이 10억 원 미만이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으며, 피해 총액이 10억 원을 넘으면, 피해자들끼리 10억 원을 나눠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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