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제너럴모터스(이하 GM)가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은 전세계 시장서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계획이 확정된 북미 지역 5개 공장 외에 해외 공장 2곳이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아 또다시 국내 공장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GM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 위치한 공장 5곳과 해외 2곳의 공장 폐쇄 및 업무전환 조치와 전체 인력의 약 8%에 해당하는 1만5,000여명의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구조조정의 이유는 명확하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장을 폐쇄해 재전건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래 자동차 시장을 이끌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분야에 투자를 늘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GM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폐쇄가 확정된 공장은 디트로이트시 햄트램크,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미시간주 워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등 미국에 위치한 4개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오샤와 조립공장 등 북미 지역 5개 공장이다. 하지만 이들 공장 외에 해외 공장 2곳이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 북미 시장 구조조정은 올 초 GM이 공개한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명시돼 있던 부분이다.

출처=General Motors
출처=General Motors

<위>사진을 보면 녹색과 파란색, 노란색과 검은색 박스가 여러 개 있다. 각각 투자확대, 투자유지, 구조조정, 사업철수를 의미한다.

구조조정을 뜻하는 노란색 박스는 두 개가 있는데, 각각 ‘NA Car’와 ‘Remaining GMI’라고 쓰여있다. NA Car는 ‘North America Car’의 줄임말이며, Remaining GMI에서 GMI는 한국, 호주, 태국, 인도 시장 등 아시아‧태평양권 시장을 의미하는 ‘GM International’의 약자다.

즉 구조조정 대상 시장이 북미시장과 아시아 시장인데, 이번 구조조정안을 통해 폐쇄된 5곳의 공장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 위치해 있다.

만약 포트폴리오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해외 공장 2곳은 GMI에 속한 공장이 될 것이다.

GM의 GMI 사업 정리 이력을 살펴보면 ▲2013년 12월 호주 공장 철수 ▲2015년 2월 태국 및 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3월 러시아 공장 철수 ▲2017년 5월 인도 시장 철수 ▲2018년 2월 한국 군산공장 철수 등이 있다.

국내 공장이 올해 초로 이들 중 가장 최근에 폐쇄됐지만, 문제는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 규모는 2017년 기준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에 이어 6번째에 위치해 있다. GM이 인도시장에서 철수한 현 시점에서는 GMI에 속한 국가 중 한국시장이 가장 큰 시장인 셈이다.

더욱이 이들 국가 중 자동차 생산 근로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국가는 단연 한국이다.(2015년 기준 ▲현대차 9,700만 원 ▲토요타 7,960만 원 ▲폭스바겐 7,840만 원 / 한국지엠은 8,600만 원 선)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GM 입장에서 한국지엠을 축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실제로 GM은 한국지엠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GMI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이 시행된 호주와 한국의 상황이 너무나 닮아 있다는 것 역시 한국지엠 추가 구조조정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 호주는 생산 공장 없이 판매법인과 디자인센터만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지엠 역시 연구개발 법인을 분리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업계에 따르면 GM의 호주시장 철수 결정의 주요 배경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이지만, 호주의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 내수 부진과 강성 노조의 안일한 현실 인식 등이 철수를 결정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현재 한국의 상황과 매우 흡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지엠 부임 이전에 GM인도 사장으로서 철수를 주도한 인물인 점 ▲군산공장을 폐쇄했음에도 여전히 고임금을 줘야하는 3곳의 공장(부평‧창원‧보령)이 남아 있다는 점 ▲이들 공장의 생산성이 내수부진 등을 원인으로 점차 떨어지고 있으며, 생산 차종 노후화로 향후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전망되고 있는 점 ▲2023년까지 전기차 20종을 생산하겠다는 GM이 한국지엠에 생산물량을 주고 있지 않는 점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한국지엠 구조조정 논란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 철수설은 매년 나왔지만 올해는 GM측에서 군산공장 폐쇄와 신설 법인 설립 등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단순히 설(設)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GM 핵심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차를 배정 받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상반기에 군산공장 폐쇄를 하면서 국내 구조조정은 시행된 것이다,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생산 물량에 관해 말이 많은데, 오는 2019년에 부평공장에서 소형 SUV를 생산하고, 2022년엔 창원공장서 CUV를 생산할 예정이다. 매년 50만 대씩 10년 동안 총 500만 대 규모의 생산물량을 GM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주장하는 전기차는 생산 설비 설치나 생산 단가 등을 고려해봤을 때 사업성이 떨어지는 아이템이다”며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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