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만든 식탁 GMO의 진실②

[컨슈머치 = 김은주 박지현 안진영 기자]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식품) 안전성 문제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사이 우리는 이미 GMO를 피할 수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다. 또한 그 위험성에 대해 경계심도 차츰 무뎌졌다. 

식품안전에 꽤 깐깐하다는 일부 소비자들도 GMO 표시가 의무가 아니다 보니 전혀 알 길이 없어 일부 체념하고 먹게 된다.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솔직히 말해 GMO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잔잔했던 호수에 커다란 돌이 떨어졌다. 아니, 감자가 떨어졌다.

올해부터 GMO감자가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라올 수 있게 되자 수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소비자들이 나서 GMO감자만큼 소비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극렬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GMO콩, GMO옥수수와 비교해 GMO감자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더 큰 이유는 무엇일까?

■ ‘감자’, 그리고 ‘GMO’

감자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중요한 식량 작물(옥수수, 벼, 밀 순)로써 전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고, 그만큼 다양하게 이용된다.

(출처=PIXABAY)
(출처=PIXABAY)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감자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재배되며 연간 2억4,000만~3억8,000만 톤 정도 생산되고 있다.

주요생산국은 중국(25.0%), 인도(12.2%), 러시아(8.3%), 우크라이나(6.2%), 미국(5.3%), 독일(3.0%) 등이며, 우리나라는 0.2%로 적은 편이다.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평균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70킬로그램 정도다. 특히 감자는 세계 주요 재배작물 중 단위면적당 에너지 공급량과 생산량이 가장 많은 작물로써 인구 증가에 의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량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옥수수와 콩처럼 감자도 유전자 변형해 이용 효율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진작부터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1997년 다국적 종자 기업 몬산토를 시작으로 몇몇 GMO감자 품종들이 개발돼 상업화가 시작됐으나 주 이용국의 규제 장벽에 막히고 패스트푸드 업계 거부로 이용률도 저조해지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다시 GMO감자가 모습을 드러낸 건 거의 10여년 후다. 2014년 11월,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원(USDA APHIS)는 미국의 감자 회사 심플롯사(J.R. Simplot Company)가 개발한 GMO감자의 상업화를 승인했다.

2015년 3월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잇달아 심플롯사가 제출한 안전성 및 영양 평가 자료에 근거해 해당 GMO감자가 일반 감자와 비교해 안전하다고 판단, 식용으로써 이용을 승인했다.

미국의 판단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지난 8월 GMO감자 안전성 승인 절차를 완료, 식약처가 올해 2월 최종 수입승인을 예고해 국내에도 논란에 불이 옮겨 붙었다.

GMO감자가 한국인 밥상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GMO감자 승인을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우리나라가 연 평균 200만여 톤의 GMO농산물을 수입해 왔으나 GMO감자가 지금까지 수입이 승인된 GMO농산물과 차원이 다른 문제를 유발 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GMO보다 더 무서운 GMO감자…개발자도 후회한다?

감자는 수확 이후 운반과 가공과정에서 색이 검어져 폐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따라 개발 된 GMO감자는 껍질 등을 벗겨도 변색이 되지 않으며, 튀겨도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전자가 조작됐다.

문제는 독성물질이 축적돼도 색이 변하지 않아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GMO감자에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 바로 심플롯사의 GMO감자 개발에 참여한 장본인인 카이어스 로멘스(Caius Rommens) 박사라는 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Dr_Caius_Rommen (출처=GMWatch)
Dr_Caius_Rommen (출처=GMWatch)

로멘스 박사는 자신의 저서 ‘판도라의 감자(최악의 GMO)’를 통해 “GMO감자 개발을 후회한다”며 “GMO감자가 건강에 위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998년 BBC 방송을 통해 유전자변형 감자의 독성을 제기한 영국 작물시험장 로웨트(Rowett) 연구소의 푸스타이(Pusztai) 박사의 연구결과도 독성유발과 관해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사례다.

푸스타이 박사 연구팀이 병충해에 저항성을 가지는 스노드롭(수선화과)의 렉틴(lectin) 유전자를 삽입한 유전자변형 감자를 이용해 식이시험을 실시한 결과, 일반감자와 일반감자에 렉틴단백질을 첨가해 먹인 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유전자변형 감자를 먹인 실험쥐에서만 면역계 손상과 장기 크기의 변화가 관찰됐으며 이는 예기치 못한 독성의 발현이 그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푸스타이 박사는 GMO 연구 분야에 권위자로, GMO를 지지하는 입장에 서 있던 과학자였지만 해당 연구 이후 GMO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푸스타이 박사의 실험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했다는 등의 반론과 재연실험을 통해 결과를 지지하는 연구자들의 재반론 등이 이어지며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되는 중이다.

GMO자체 안정성도 문제지만 ‘감자’ 섭취 방식 때문에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지금까지 GMO농산물 대부분은 기름·당류같이 GMO의 DNA나 단백질을 포함하지 않는 식품형태로 가공돼 판매돼 왔지만 GMO감자는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등에서 튀김‧조리 등의 과정을 거쳐 감자튀김과 같은 최종산물로 판매될 공산이 크다. 

한 마디로 GMO감자가 수입될 경우, GMO DNA나 단백질이나 포함돼 있는 식품을 소비자가 직접 먹게 될 가능성이 다른 식품에 비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정택수 간사는 “GMO감자는 조리 되더라도 DNA나 GMO단백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비자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직접 GMO DNA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살림 측 관계자는 "GMO감자는 오래 보관해도 변색되지 않고, 튀김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유전자가 조작된 것"이라며 "주로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스트푸드점 같은 식품접객업소는 현재 GMO의 표시의무가 없다. 소비자들이 감자튀김을 사 먹을 때 GMO감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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