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다보니 새롭게 보험을 가입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에 들어뒀던 보험을 깨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생보사가 내준 해약 환급금이 전년대비 18% 늘어난 23조6,767억 원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해약 환급금 역시 지난해 1~10월 누적 9조7,483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 늘었다. 연말까지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해지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만기 이전에 계약을 깨고 찾아간 돈을 말한다. 가입자가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보험사가 내주게 되는 해지환급금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보험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원금 회수는 사실상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마지막까지 지키려고 하는 경향이 큰 상품이다.

또한 노후나 질병, 사고 등 만일에 대비해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목적대로 끝까지 유지해야 유리하다.

그럼에도 보험을 중간에 해지하는 계약자들이 늘고 있는 점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보험까지 손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당장 자금이 부족하거나 소득이 정체되면서 보험금 납입에 부담을 느낄만큼 미래를 투자할 여력이 없어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과 달리 해지 시 손해가 크기 때문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거의 최후의 선택”이라며 “그만큼 가입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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