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사고로 승무원 8명과 승객 148명 등 총 157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번 사고의 여객기가 ‘보잉 737 맥스8’임이 밝혀져 논란이다. 이 기종은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해 189명이 사망한 라이언에어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 44분께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케냐의 나이로비로 향할 예정이던 에티오피아항공의 ‘ET302’ 항공편은 이륙 6분 만에 추락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스웨덴의 항공기 운항정보 플랫폼인 ‘플라이트 레이더24’는 “ET302 항공편의 수직 속도가 이륙 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6분 만에 추락했다”며 “여객기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 후 1000피트(약 304m) 높이까지 상승했다가 급하강과 급상승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인해 최소 35개국 15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냐인이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18명), 에티오피아(9명), 미국·중국·이탈리아(각 8명), 프랑스·영국(각 7명), 이집트(6명), 독일(5명), 인도·슬로바키아(각 4명), 오스트리아·러시아·스웨덴(각 3명) 순이었다. 이외 국적인 폴란드, 스페인, 벨기에, 노르웨이 등 출신은 각각 1∼2명이었다.

출처=보잉사홈페이지
출처=보잉사홈페이지

■ 도입 예정 항공기…비상 걸린 항공업계

문제는 이 같은 사고에서 국내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보잉 737 맥스8 기종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차세대 항공기로 도입했거나 도입을 앞둔 기종이기 때문이다.

국내 LCC가 보잉 737 맥스8 기종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정원이 189명이어서 정원이 200명이 넘는 737-200기종에 비해 승무원을 한명 줄일 수 있으며, 연료 효율성도 14% 높아 운항 거리가 6,750km로 기존 운용 중인 737-800에 비해 1,000km 이상 더 날아갈 수 있어 인천~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자카르타 등 주요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 이스타항공의 경우 해당 기종을 2대를 들여와 국제노선에서 운항 중이다. 1호기의 경우 김포 제주노선에 첫 투입한후 부상~싱가포르 등 노선을 운행해왔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해당 기종을 4대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보잉 737 맥스8'을 도입했다(출처=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보잉 737 맥스8'을 도입했다(출처=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해당 기종을 50대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22년부터 5년간 인도받을 예정이며, 계약은 확정 구매 40대와 옵션 구매 10대로 이뤄졌다.

티웨이항공 또한 오는 6월부터 보잉 737 맥스8을 4대 들여오고, 2021년까지 10대 이상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또한 2025년까지 해당 기종을 30대 도입하고 옵션으로 20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옵션 계약분은 상황에 따라 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항공사들은 해당 기종을 총 104대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4개월 사이 2대나 추락,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 항공업계 및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해당 항공기를 국제노선에서 운용 중인 이스타항공의 경우 사고 발생 이후 도입한 2대에 대해 긴급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또 회사 내부에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운항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또한 운항정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확인되면 운항을 중단하고, 추가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일부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항공기 결함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도입 예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불안한 소비자…“항공권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여”

한편, 소비자들은 해당 기종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사고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항공기 운행의 잠정 중단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에 대해 항공권 불매운동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네이버 캡처
출처=네이버 캡처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문제 기종 도입을 앞두고 있는 곳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세군데인가요? 항공권 불매하겠습니다”라든가 “태국행 이스타항공은 안타야겠다”, “해외여행시 제외시켜야 될 듯” 등의 의견을 접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이미 도입 기종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자체 조사결과와 해외 사고 조사결과, 보잉사 조사 결과 등 종합적인 내용이 나와야 추후 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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