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모터쇼 유람기③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열린 서울모터쇼.

‘지속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혁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서울모터쇼는 그야말로 ‘이동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장이었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뿐 아니라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차까지 전시돼 있었고, 직접 시승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됐다.

서울모터쇼가 처음인 기자는 가장 생경하게 느껴진 자율주행차 시승에 도전했다.

개인적으로 자율주행차 시승은 이번 모터쇼에 참가해 반드시 해야 할 리스트 중 최상위 순위였던 만큼 기대가 컸다.

결론은 기대한 만큼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

스프링클라우드의 스프링카.
스프링클라우드의 스프링카.

자율주행차 시승은 킨텍스 1전시장과 2전시장 사이 통로에 있는 부스에서는 진행됐다. 서약서에 간단한 동의만 거치면 누구나 탑승할 수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지어 대기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기자가 방문한 날 운영되던 자율주행차는 ‘스프링클라우드’의 ‘스프링카’였다. 스프링클라우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및 운영 기업이다.

스프링카는 한 눈에 봐도 귀여운 미니버스 형태다. 깜찍한 디자인과 사이즈로 흡사 장난감 버스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자율주행차의 외관은 확실히 일반차와 달랐다. 사이드 미러도 없고 백 미러도 없었다.

내부 역시 자율주행차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운전자 좌석이 없고 승객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차량의 최대 승차인원은 15명이다. 좌석 수는 총 11개로, 안전벨트 착용 시에만 출발한다. 차량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몇 개의 손잡이가 눈에 보인다.

충전은 220v로 가능하다고 한다.

승차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굉장히 느리다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물론 서울모터쇼에서는 인도에서 운행했기 때문에 저속으로 운행될 수밖에 없었다.

운행 속도는 7km/h였다.

그렇다고 도로에서 속도를 크게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스프링카의 최고속도는 20km/h고,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최고 속도는 25km/h에 불과하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속 운행이 가능해야 할텐데, 지금과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 시 사용하다는 운전 장치.
비상 시 사용하다는 운전 장치.

차량 내부를 둘러보며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좌석 한 쪽에 비치된 비디오게임기 조이스틱이다. 비상 상황에서 수동 운전을 위해 설치돼 있다.

시승한 날은 비상 상황을 만나지 못해 아쉽게도(?) 수동 운전을 볼 수 없었지만 아무리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봐도 이 조이스틱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자율주행차하면 궁금했던 질문을 운영자에게 던졌다.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장애물을 피하고 길을 따라 운행하는지에 대해 묻자 “차량 앞, 뒤와 양 옆에 있는 라이더 센서가 작동하면서 장애물도 피할 수 있고 스스로 운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모터쇼에 오기 전에만 해도 자율주행차가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컸는데, 이번 시승을 통해 의심을 한 층 거둬냈다.

실생활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이미 일본, 싱가포르 등 19개 국가에서 120대 정도가 실제로 운행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초등학생이 된 듯,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곧 나오지 않을까 혼자 생각했다. 

짜릿한 첫 자율주행차 경험을 뒤로하고 전시장 내부를 둘러 봤는데, 전시장에서도 자율주행차를 만나볼 수 있었다.

어맨드솔루션 위더스.
어맨드솔루션 위더스.

제 1전시장에는 어맨드솔루션의 위더스(WITH:US)라는 6인승 완전자율주행셔틀이 전시돼 있었다.

스피링카와 마찬가지로 미니멀하고 귀여운 버스 형태였고, 내부는 스프링카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승객 좌석이 조금 더 고급스러웠다.

어맨드솔루션은 국내 유일의 자율주행 자동차 제작 업체로서 한국 내 자율주행 자동차의 70~8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엠비전(M.Vision)이라는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엠비전은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센서와 라이팅 기술이 구현된 미래 도심 자율주행 콘셉트카다. 엠비전에는 현대모비스가 가진 기술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에 어떻게 실현될지 보여준다.

시연을 경험해보니 실제로 엠비전이 자율주행차 시대에 운전자에게 선사할 미래가 선명하게 보였다.

일단, 운전자가 차에 탑승하는 순간 차량이 운전자를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식이 완료되면 목적지를 입력한다. 입력 방식은 직접 터치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콘셉트차 '엠비전'.

차량 정면 유리창 디스플레이에 대고 허공에 손짓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율주행모드를 선택하면 차량 정면의 유리창과 양 측면 유리창은 영상으로 대체된다. 정면 유리창 하단에는 작은 화면으로 현재 도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하단 중앙의 화면 양 옆에는 사이드 미러로 볼 수 있는 화면이 펼쳐진다.

수동 운전을 선택하면 전면, 측면 유리의 디스플레이가 밝아지면서 밖의 도로 상황을 훤히 보여준다. 그리고 운전자 앞에 숨어 있던 핸들이 자동으로 나오게 된다.

이 콘셉트카에서는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업무도, 휴식도 가능했다. 심지어 화상 회의까지 가능하다.

운전자는 물론 외부 차량과 보행자에게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차량 외부의 라이팅 시스템을 이용해 차량이 직접 위험 상황을 보행자 등에 인지시켜주는 등 그동안 상상만 하던 일들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자율주행차의 체험해 보니, 자동차 기술이 바꿔놓을 이동의 미래가 기대됐다. 

물론, 앞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삶은 지금보다 더 윤택해지고 편리해 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우리가 누리게 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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