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보험료가 오른 이유⑦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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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매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험사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보험사기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선량한 소비자에게도 피해로 이어진다.

보험사기꾼 손에 들어갔다가 적발된 금액만 매년 수천억 원이다. 적발되지 않은 채 사기꾼 손으로 들어가는 보험금은 물론이고, 사기꾼 잡겠다고 들어가는 비용도 모두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가 된다.

보험사기는 손해보험사에서 대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이들 손해보험사를 통해 보험사기 유형과 규모, 적발의 어려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보험사기 트렌드 바뀌었다

지난 2017년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7,302억 원이다. 

이 중에서도 손해보험사에서 발생한 보험사기 적발 액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2017년에는 6,574억 원이 손해보험사의 보험사기로 발생했다. 2017년 전체 적발금액의 90%에 달한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은 보험사기의 온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사기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대신에 실손보험 등 장기손해보험이나 보장성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사기는 2016년 3,231억 원에서 2017년 3,208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장기손해보험의 적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2,549억 원이던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6년 2,743억 원으로 늘더니 2017년에는 3,026억 원까지 늘어났다.

A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속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기술도 발전해 보험사기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오히려 최근에는 장기손해보험을 통한 보험시기가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

B보험사 관계자도 “자동차보험 사기는 웬만한 수법들이 이제 많이 파악돼 있고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이용해 보험사기 혐의자를 적발하고 있다”며 “몇년 전부터는 협회나 정부에서 외제차 수리비 등을 제재하고 나서 보험사기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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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 혐의 입증 어렵다” 골머리

문제는 이제 장기손해보험쪽으로 기울어 가는 모습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보험사기를 최소화해 새는 보험금을 통제하고 싶지만 사기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 확보를 하는 것이 어려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증상을 호소할 경우 보험사들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 사무장병원에서 의사와 설계사 등이 짜고 허위 환자를 만들어 내는 조직적인 범죄는 더욱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보험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예컨대, 노트북 위에 손을 오래 올려놔서 화상을 입었다며 화상 진단금 100만 원을 받아가더라도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요양병원이나 사무장병원에서의 보험사기가 적발됐다는 뉴스들도 심심찮게 나오지만 1심 법원에서 보험사기 확정이 났다고 해도 2심과 3심에서 뒤집어 질 수 있어 보험사에서 환수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C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이나 장기보험 같은 경우 전문 브로커들이 따로 있고, 이 브로커들은 보험소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근해 보험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브로커들을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비 허위청구와 과다입원은 특히나 입증이 어려워 관련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덧붙였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보험사기 외에도 본전 생각에 과잉 수리 및 과잉 진료를 받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이 역시 보험사기에 해당되지만 대부분 이에 대한 죄의식은 크지 않은 편이다.

D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금을 못 타면 손해라는 사회적 분위기부터 개선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보험사기 증감세 따라 소비자 혜택 달라진다

극성맞은 보험사기, 획기적으로 줄면 일반 보험소비자들에게 무엇이 좋을까?

보험료 인상 요인이 억제되니 보험료 인상 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금 누수가 크게 줄면 보험료도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E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안정화되면 인상할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큰 혜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보험료 인하를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 "보장 내용도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F보험사 관계자는 “무조건 소비자에게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보험사기로 지급되는 보험금 비율이 관건”이라며 “가령 지급되는 보험금의 절반이 보험사기로 인한 것이라면 보험사기가 줄었을 때는 당연히 소비자들에게 환원되는 몫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보험은 보험사기가 적발돼 보험금이 환수되면 할증된 보험료가 배제되는 제도는 마련돼 있는 상태”라며 “다만 보험사기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면 당연히 개인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일반 보험자들에게 피해가 되는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H보험사 관계자는 “다른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겠지만 보험조사파트를 운영해 의심되는 건은 사전에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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