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들까 말까①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재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반려동물 열풍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8년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1%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인구만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관련 산업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 전망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조8,994억 원이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매년 14.1%씩 성장해 지난해 2조3,300억 원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1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인데, 올해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23년에는 4조6,000억 원,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PIXABAY)
(출처=PIXABAY)

■ 보험사 새 먹거리 ‘반려동물보험’…미등록‧노령‧고양이 등 다양한 특화상품 존재

사실 국내 최초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2007년 출시한 ‘하이펫’이다. 이후 여러 보험사들이 펫보험을 출시했지만 저조한 실적에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은 다시금 펫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2019년 현재 국내 보험사 중 펫보험을 취급하는 곳은 ▲삼성화재(애니펫) ▲현대해상(하이펫) ▲DB손해보험(아이러브펫) ▲KB손해보험(사회적협동조합반려동물보험) ▲한화손해보험(펫플러스) ▲롯데손해보험(마이펫) ▲메리츠화재(펫퍼민트, 펫퍼민트cat) 등 7곳이다.

이중 사회적 협동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KB손보를 제외한 6곳에서 내놓은 보험이 일반 소비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각 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사 상품과 차이점을 두고 있다. 우선 삼성화재 ‘마이펫’과 메리츠화재 ‘펫퍼민트’는 시‧군‧구청 등에 등록하지 않은 ‘미등록견’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반려동물은 각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지만 실제 등록률은 33%에 그쳐 이 같은 차이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화손보의 ‘펫플러스’는 만10세의 노령견도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만10세 이상 고령반려견은 전체 반려견의 10.1% 수준이다.

통상 만3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펫보험 시장에서 만10세라도 가입이 가능한 조건은 펫보험 가입의 진입장벽을 낮춘 유일한 사례다. 이외엔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가 만8세까지, 현대해상의 ‘하이펫’이 만7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또 최근 미디어 등을 통해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며 반려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중 31.1%는 반려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사들은 반려묘 전용 상품들을 개발해 내놓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올해 4월 출시된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cat’과 롯데손보의 ‘마이펫’, KB손보의 ‘사회적협동조합반려동물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실 고양이의 경우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등록이 의무화돼 있지 않은 만큼 보험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길고양이가 많은 만큼 길고양이에게 상해를 입혀 보험료를 타내는 각종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반려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반려묘 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 우려가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보험료가 싸지 않을뿐더러 실비 자기부담율도 30~40%에 달한다”며 “목돈이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장례비 등도 보장하지 않는 만큼 미등록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우려하는 것만큼의 리스크는 없다”고 밝혔다.

■ 나쁘지 않은 소비자 반응…“보험 계약건수 꾸준히 유지돼”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펫보험을 출시한 각 업체에 문의해본 결과 가입할 수 있는 채널이 CM이나 애견협회 등 매우 제한적인 상황임에도 매년 꾸준한 계약건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해당 상품은 출시된 지 반년도 안됐지만 지난 3월말 기준 9,300건에 달하는 계약건수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반려견 행동전문가 강형욱 씨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경쟁사 대비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사실 과거에 펫퍼민트를 출시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유명무실했다”라며 “이후 반려견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료비 고민 등 실제 가입 니즈를 대폭 반영한 것이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이외에도 현대해상이나 롯데손보 역시 매년 800여 건에 달하는 꾸준한 계약건수를 달성하고 있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창구가 애견협회 하나로 제한돼 있는 상황이지만 펫보험의 필요성을 느끼는 견주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매년 비슷한 수준의 계약건수를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임에도 소비자들이 설계사나 고객센터 등을 통해 꾸준히 문의하고 있다”며 “전체 반려동물 수 대비 미미한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줄어들고 있지는 않고 있는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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