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들까 말까②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펫보험이요? 예전엔 보험설계사도 추천 안한다고 말렸는데 요즘 나오는 보험은 좀 다르다길래 고민 중이에요…”

대다수의 반려인들에게 있으나 마나 했던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와 달리 보험사들이 앞다퉈 경쟁력 있는 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반려인들에게 좋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출처=PIXABAY)
(출처=PIXABAY)

■ 소형견 취약 ‘슬관절’ 보장 상품 러쉬

펫보험은 가입률 1%도 안될 만큼 유독 우리나라 보험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외면 받던 보험상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험료는 싸지 않은데 비해 보장 범위는 좁고 보장 기간은 짧아 대표적인 ‘무(無)쓸모 보험’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보험사들이 속속 내놓고 있는 펫보험 신상품들을 두고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려인들의 불만사항을 다수 반영해 확실히 기존과는 달라진 펫보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펫보험에 대한 가장 대표적 불만은 국내 선호도가 높은 소형견의 90%가 겪는 질환인 슬관절에 대해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말티즈나 푸들에게 빈번한 슬관절 질환은 수술시 평균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지불되는 만큼, 반려견주에겐 필수불가결한 보장이지만 기존 펫보험은 손해율을 이유로 해당 질병을 보장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진료비 부담이 큰 피부질환과 구강질환 등도 면책사항으로 보장받을 수 없었다.

과거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최근 손보사들은 반려인들의 가입 니즈가 가장 높은 슬개골 탈구는 물론 피부 및 구강질환을 보장하고, 입∙통원의료비 및 수술비, 배상책임, 장례식비용,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신상품을 내놓거나 기존 상품을 속속 개정하고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슬개골 탈구와 함께 피부 및 구강질환을 기본 보장하고 있으며, 삼성화재와 DB손보도 슬관절 수술에 대해 특약으로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견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료비 고민 등 실제 가입 니즈를 대폭 반영한 진정한 펫보험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각사)
(출처=각사)

■ 미등록견도 가입 ‘가능’

펫보험 시장 부활의 신호탄을 쏜 건 메리츠화재다. 지난해 10월 반려견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 상품인 ‘펫퍼민트’를 출시해 3월 기준 약 9,300여 건의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거주 반려견이라면 등록여부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반려동물 등록번호 고지하면 보험료 2%를 할인해 준다.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 것도 반려인들이 이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큰 요소다.

또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해 인투벳 전자차트를 쓰는 약 1,600여개의 동물병원에서 치료 시 복잡한 절차 없이 보험금이 자동 청구된다.

메리츠화재에 이어 삼성화재도 지난해 11월 신상품 ‘애니펫’ 출시했다. 삼성화재 애니펫의 가장 큰 매력은 보상 한도가 가장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 애니펫 역시 미등록견에 대한 가입의 문을 활짝 열었다.

등록견은 정부등록번호가 필요하지만 미등록견은 사진 2매(얼굴전면, 측면전신)와 예방접종증명서 또는 분양계약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밖에 생후 60일부터 만 6세 11개월까지의 반려견이 가입할 수 있으며, 만기 재가입을 통해 최대 만 12세 11개월까지 보장 가능하다. 보험기간은 1년 또는 3년 중 선택할 수 있다.

■ 노령견도 OK?

반려동물의 보험을 들어주고 싶어도 들 수 없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연령 제한이다. 노령견으로 분류되는 만 7세부터는 연령 제한에 걸려 보험 가입을 할 수 없거나 이전에 가입했더라도 갱신 가능 연령이 11~12세로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아 정작 보험이 필요한 시기에는 보장받기 힘들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또한 1년 갱신시 마다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되고, 나이가 들거나 반려견이 아프면 재가입이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한화손보의 ‘펫플러스’의 경우 손보사 상품 중 유일하게 8세 이상도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만 10세까지 가입연령이 확대돼 노령견도 가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한화손보의 펫보험 상품은 견종이나 크기에 상관 없이 보험료가 책정되는 만큼 대형견을 키우는 견주들에게 유리하다. 다만 보험을 갱신하더라도 최대 11세 이하까지만 보장되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DB손보 ‘아이러브펫’,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보험상품은 신규 가입연령은 만 8세까지지만, 갱신 시 최대 20세까지 보장된다.

특히 해당 상품은 3년간 동일한 보험료를 납입하는 3년 갱신형 상품으로, 아프거나 나이가 들어도 반려견의 연령이 20세일 때까지 계약이 자동 갱신돼 소비자가 기대하는 충분한 보험기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반려견만? 반려묘도…

반려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애견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가입이 가능한 신상품이나 개정을 통해 신규담보를 추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손보사 중 반려묘를 위한 보험상품이 나온 곳은 메리츠화재, KB손보, 롯데손보 3 곳이다.

다만 KB손보 펫보험의 경우 사회적협동조합 형태의 동물병원을 설립해 운영 중인 비영리기관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전용 상품으로 가입자가 많지 않다.

롯데손보의 경우 최근 ‘마이펫’ 보험 개정을 통해 고양이의 경우 별도의 등록증/진단서 첨부 없이 사진 제출만으로 편리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두마리 이상의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 다수확장 특약’을 통해 10% 할인된 보험료로 다수의 반려동물도 집중 보장이 가능토록 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고양이보험을 따로 출시했다. 지난 1일 메리츠화재는 반려묘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업계 최초 장기 고양이보험 ‘펫퍼민트-Cat보험’을 내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견보험 출시 이후 고양이보험에 대한 출시 문의가 많았다”며 “이번 신상품을 통해 반려묘인들의 의료비 부담 또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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