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직장인 나인호(가명‧30대)씨는 2017년 11월 중국으로 해외출장을 떠나 현지에서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하던 중, 갑자기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이른바 ‘먹통’ 상황을 경험했다.

무료 와이파이가 되는 곳을 찾기 전까지 고객센터에 연락할 수 없었던 A씨는 이로 인해 거래처 미팅이 취소되는 등 업무 일정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됐다.

다음 날에도 와이파이가 계속 연결되지 않았고, A씨는 귀국 즉시 이용 요금 환급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은 자체 약관 규정을 들어 환급을 거부 중이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나 씨의 사례처럼 해외 출장이나 여행 중에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관련 소비자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명 중 1명이 통신 장애 경험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최근 3년간('15년 ~ '17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 관련 소비자상담 119건을 분석한 결과, 통신 장애가 36건(30.3%)으로 가장 많았다.

계약해제·해지(23건, 19.3%), 구성품 불량(21건, 17.6%), 분실・파손 등에 따른 손해액(14건, 1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해외에서 통신 장애로 포켓 와이파이 이용이 어려웠던 경험이 있는 이용자가 전체의 27.6%(138명)로 4명 중 1명이 통신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데이터 해외로밍 서비스 이용 수단으로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를 선택한 이유로 `여러 명이 이용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75.4%(377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용요금이 저렴해서'라는 응답이 68.8%(344명)로 그 뒤를 이었다.

현지에서 인터넷 속도 저하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용자는 39.0%(195명)로 가장 많았으며, 통신 장애는 27.6%(138명), 구성품(단말기, 충전기 등)의 불량을 경험한 이용자는 13.8%(69명)로 나타났다.

■“배상 책임 없어” 불공정약관 수두룩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소비자상담이 접수된 업체는 굿로밍, 글로벌와이파이, 말톡, 소리샘네트웍스, 스마텔, 스카이패스로밍, 와그, 와이파이도시락, 와이파이망고, 월드로밍, 유심스토어, 토마토와이파이, 플레이와이파이 등 13개 업체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출처=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이 이들 13개 업체의 이용약관을 조사한 결과, 5개(38.5%) 업체는 현지에서 통신 장애로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도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시하고 있었다.

또한 5개(38.5%) 업체는 해외용 포켓 와이파이를 분실・파손한 경우 구체적인 기한 없이 분실 처리 및 파손 수리를 완료하는 시점까지 발생한 손해액을 납부하도록 명시하고 있었으며 2개(15.4%) 업체는 분실·파손 등에 따른 손해액이 자동 결제된다는 내용을 계약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고지하거나 동의를 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통신 장애 시 이용요금 환급 또는 타 데이터 로밍 서비스 지원, 분실·파손 손해액 산정 관련 분실 처리 및 파손 수리 기한 명시 등 이용약관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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