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써 봤어?③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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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지갑은 없어도 스마트폰은 반드시 챙겨야하는 요즘이다. 전화가 중요하다기보다 스마트폰 하나면 사실상 모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모바일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2016년 11조8,000억 원에서 이듬해 39조9,000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루 평균 결제 건수도 2016년 85만9,000건에서 2017년 212만4,000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6월 기준 362만7,00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편의점 CU(씨유)의 결제 수단 분석에 따르면 2016년 1% 수준이던 모바일 간편결제 비중은 이듬해 4%로 증가하더니, 지난해 6%까지 올랐다. 올해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7%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약 30종이다.

▲삼성페이 ▲엘지페이 등 단말기 제조업체에서 직접 배포한 앱이 있으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IT 및 플랫폼 기업에서 제작한 앱도 있다.

▲KB국민은행 Liiv(리브)나 ▲우리은행 위비뱅크 위비페이 등 금융권에서 내놓은 앱도 존재하며, ▲QR페이 등 카드사에서 내놓은 앱도 있다. 또 ▲제로페이 등 지자체에서 제작한 앱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지갑이 필요 없는 시대인 셈이다.

제로페이, 쓰기 어렵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가 주도하는 간편 결제 표준안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시키고자 내놓은 것이다. 20개 은행과 페이코, 네이버페이 등 9개 핀테크앱과 정부가 함께 운영한다.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소득공제 우대 ▲가맹점 우대수수료 ▲공공시설이용료 할인 ▲프로모션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페이’를 직접 써봤다.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제로페이에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제로페이의 가입 경로부터가 문제다.

삼성페이나 엘지페이 등은 단말기를 구입할 때부터 설치돼 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아이디가 있다면 클릭 몇 번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며,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등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제로페이는 앱마켓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구글플레이 기준 제로페이를 검색하면 가맹점용 앱만 보일 뿐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제로페이를 검색했다. 가맹점용 앱만 보인다.(출처=김현우 기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제로페이를 검색했다. 가맹점용 앱만 보인다.(출처=김현우 기자)

소비자가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로페이를 함께 운영하는 은행 앱이나 기타 핀테크 앱을 통해서 접근해야 한다. <컨슈머치>는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제로페이에 접근했다.

가입방법은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앱 기준 전체 메뉴 창에서 ‘제로페이’를 찾은 후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다. 그 후 약관 등에 동의를 한 후 제로페이와 연결할 계좌를 선택한다. 계좌를 선택하면 다시 한 번 공인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면 제로페이 가입에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면 가입 절차에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제로페이 가입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제로페이 가입을 시도했다. 실패했다.(출처=김현우 기자)

우여곡절(?) 끝에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더라도 실제 사용 단계에서 불편함은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설명했듯 제로페이는 자체 앱이 없다. 더구나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는 위젯(사용자가 바탕화면 상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미니 응용프로그램) 기능이 없어 사용할 때 마다 제로페이와 연결된 다른 앱을 실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만약 소프트웨어가 무거운 은행 앱을 사용한다면 실행시간이 카카오페이 등 경쟁 앱에 비해 오래 걸리게 된다.

알고보니 가입을 안해서 오류가 뜬 것이었다. 다시 가입 절차를 밟았다. 이번엔 성공했다.
알고보니 가입을 안해서 오류가 뜬 것이었다. 다시 가입 절차를 밟았다. 이번엔 성공했다.(출처=김현우 기자)

사용처가 많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다. 제로페이의 가맹점수는 지난달 말 기준 약 20만 곳에 지난 2일부터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해진 전국 편의점 4만3,000곳을 포함해 약 25만 곳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20만 개의 매장결제 가맹점을 확보했고, 연내 100만 개의 가맹점을 확보할 방침인 카카오페이에 비해 가맹점 수가 턱없이 모자르다는 평가다.

이 같은 지적에 중소벤처기업부는 프랜차이즈 74곳을 시작으로 일반 소상공인 점포로 사용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오는 7월부터는 배달앱과의 결제 연계, 무인결제 기능(관공서, 공공주차장 등), 범칙금 및 공공요금의 납부, 택시를 시작으로 버스와 철도 등 대중교통 결제, 온라인 쇼핑몰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잘나가는 간편결제 서비스들도 살펴봤다. 

■ 제일 잘나가는 삼성페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의 최강자는 ‘삼성페이’다.

앱조사‧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삼성페이의 지난해 10월 월간 실사용자수(MAU)는 1,040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거래액도 18조 원을 넘겼다.

이같은 삼성페이의 선전은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60.3%에 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스마트폰 대부분 삼성페이가 탑재돼 있는 만큼 삼성페이의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도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중‧저가형 이상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입하면 기본 탑재돼 나온다.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앱인 만큼 크게 헤매거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낮은 편이다.

가입 방법이나 사용법의 경우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간단하다. 스마트폰 개통 후 삼성페이 앱을 실행하고, 은행 계좌번호나 카드 번호를 등록하면 된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방식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지원해 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다.

다만, 오프라인 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또 단말기 제조사에서 내놓은 앱만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단말기를 가진 소비자는 엘지페이를 이용할 수 없으며, LG전자의 단말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삼성페이는 이용할 수 없다.

왼쪽부터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왼쪽부터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출처=김현우 기자)

온라인 최강자, 네이버페이

온라인 최강자는 국내 최대 온라인 기업 네이버에서 내놓은 ‘네이버페이’다.

가입자수는 무려 2,6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셈이다. 누적 거래액 또한 12조 원에 달한다.

가입방법 역시 어렵지 않다.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할 때도 네이버 아이디에 로그인한 후 네이버 포인트를 미리 구입하거나, 카드를 등록해놓으면 끝이다. 클릭이나 터치 한 번이면 집까지 물건이 배송된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QR코드 등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톡만 있다면…OK"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서비스 앱만 깔려있다면 누구나 온‧오프라인에서 사용가능한 ‘카카오페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간편결제 앱이다. 특히, 삼성페이나 엘지페이처럼 이용가능한 단말기 제한도 없어 접근이 쉽다.

비록 카카오톡을 설치해야하나 신규 단말기를 개통하면 기본적으로 카카오톡이 설치돼 있는 만큼 앱설치 단계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카카오페이 사용을 위해 따로 가입을 할 필요도 없다.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위한 아이디만 있으면 카카오페이를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편한 설치와 가입절차, 그리고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카카오페이의 월간 실사용자수(MAU)는 지난달 기준 1,300만 명에 이르렀다. 송금 서비스와 간편 결제 서비스를 합한 거래 금액 역시 2조3,00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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