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망 좁아 부품 보관 어려워…서비스망 확충 필요성 대두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대당 가격이 1억~2억 원대에 이르는 럭셔리카의 대명사 ‘포르쉐’에서 화재 가능성이 발견됐다. 하지만 부품교체를 받기 위해서는 약 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카 브랜드라는 명성이 무색한 상황이다.

23일 국토부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가 수입‧판매한 파나메라 2808대는 에어컨 송풍기 제어 장치에서 결함으로 화재발생 가능성이 발견돼 오는 6월 3일부터 리콜에 들어간다.

차량 화재의 경우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BMW 화재 논란이 더욱 크게 불거진 이유 역시 주차, 주행 등 차량 상태를 가리지 않고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차량 화재의 경우 금전적 피해는 물론, 자칫 소비자 안전에도 위협을 끼칠 수 있다”며 “업체는 차량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결함을 발견했다면 절차에 따라 정부당국 및 차주에게 알리고 빠른 시일 내 부품 교체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르쉐 측은 다음달 3일부터 해당 차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에 나선다. 얼핏 빠르게 조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임시조치일 뿐이다.

결함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선 해당 부품의 교체가 필요하다. 문제는 부품 교체가 3분기 중에나 이뤄진다는 점이다.

어떤 연유로 소비자는 3분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리콜은 1세대 파나메라에서 발생한 것이라, 부품 수급에 시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1세대 파나메라는 지난 2009년 처음 등장했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차량이기 때문에 부품 수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2세대 포르쉐 파나메라(출처=포르쉐코리아)
2세대 포르쉐 파나메라, 리콜 해당 차종은 1세대 파나메라(출처=포르쉐코리아)

■ 포르쉐, 수리 지연 잦아…대부분 부품 수급 원인

사실 포르쉐는 부품 공급 문제로 인해 애프터서비스(A/S) 단계에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장 지난달에도 논란이 불거졌다.

# 포르쉐 파나메라의 차주인 한 소비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일 교통사고가 발생해 포르쉐 공식 서비스 센터에 차량을 맡겼고, 2달이라는 수리 기간을 안내받았다.

그러나 센터 측은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를 2~3달씩 미루기 시작했고, 결국 1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차와 달리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한 만큼 서비스 역시 국산차 이상의 수준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소비심리다. 하지만 현재 포르쉐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는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수입차 업체들의 ‘서비스망 부족’ 탓에 이 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국내에 부품제조사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자사 서비스 센터에 A/S에 필요한 부품을 보관한다. 만약 국내에 없는 부품이 필요하거나, 리콜처럼 부품이 대규모로 필요한 경우 부품제조사로부터 수입을 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 포르쉐 서비스 센터는 10개소에 불과하다. 보관할 수 있는 부품양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리콜의 부품 교체가 3분기가 돼서야 가능한 것도 이 같은 이유 탓이다. 서비스망이 확충되지 않으면 이에 따른 피해는 국내 소비자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이에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최신 모델 부품의 경우 서비스 센터에 일부 보관하고 있지만, 이번 리콜의 경우 1세대 파나메라여서 전량 수입해야 한다”며 “현재 독일 본사에 필요 부품 주문을 넣은 상태지만 관련 절차 탓에 3분기 중 부품 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비스망의 경우 연내 수원 등에 전시장과 워크숍을 함께 개소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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