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실검 마케팅 빈번…소비자들 피로감 호소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위메프가 또?”

(출처=위메프)
(출처=위메프)

최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위메프가 자주 등장하는 것에 의아함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위메프 반값특가’, ‘위메프 랭킹특가’, ‘위메프 히든프라이스’ 등 위메프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면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에 오르고 있기 때문.

지난 22일에도 어김없이 ‘위메프 패션반값’이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검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현재 위메프는 ‘반값특가’ 타이틀을 걸고 20~26일 행사 기간 동안 식품, 패션, 리빙, 유아동, 마트 중 하루 한 카테고리를 정해 최대 40%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몇 번씩 위메프가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 1위를 달렸다.

같은 날 위메프 여행상품 검색·예약 서비스 원더투어는 노골적으로 실검을 노린 마케팅을 벌였다.

노랑풍선 동남아 패키지 상품 결제 시 최대 50% 할인 가능한 쿠폰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총 300명에게 선착순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

쿠폰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모바일 네이버에 ‘원더투어 해외여행반값’을 검색한 후 뜨는 ‘해외여행 50%’ 배너를 반드시 클릭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특정시간대 한정된 수량의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로 소비자들의 검색빈도를 집중시켜 실검 순위를 상승시키는 전략의 일종이다.

네이버에 특정 키워드를 조건으로 할인 혜택 지급하면 검색량이 급증해 실시간 검색어 진입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시 자연스럽게 소비자 관심이나 유입이 증가하는 효과다. 여기에 인터넷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출처=위메프)
(출처=네이버 랩 캡쳐)

결국 해당 이벤트로 인해 특정시간 ‘원더투어 해외여행반값’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 홍보팀 관계자는 “실검에 오르게 되면 위메프를 모르던 분들도 인지하게 되면서 신규 회원 유입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 중이다. 또 소비자들에게 재미적인 요소를 주기 위한 일종의 펀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예전에는 실검 마케팅을 많이 해 논란도 되고 여론의 집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거의 안하는 편이다.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아니고, 이외에 다른 마케팅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절이 이뤄진 것”이라며 “또한 최근 많은 업체들이 이벤트가 실검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위메프만의 일은 아니다. 다수의 유통업체 할인 이벤트가 실검 순위가 장악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은 실검 본질은 변질된 채 업체들 홍보장이 돼 버렸다고 피로감을 호소한다.

서울 소재 대학생 노 모(22세)씨는 “예전에는 정말 대란급의 파격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나 실검에 올라왔던 것 같은데 이제는 미끼 상품 마케팅이 대부분이라 의아할 때가 많다”며 “마케팅 대부분이 소비자들에게 혜택다운 혜택을 제공하지 않아 클릭을 하는 자체가 낚시에 걸리는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차가운 반응에도 당분간 유통업계 실검 마케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체들이 부쩍 '실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며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안 드는 데 비해 일단 실검에 한 번 올라가면 이슈화 돼 소비자 유입이나 파급력이 엄청나다. 단 시간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의 한 수단인데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벤트 실검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에 해당 광고를 유용한 정보로써 받아들이는 소비자들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각에서는 최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목적으로 한 업체들의 마케팅이 사실상 여론 조작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편 포털사이트 네이버 측은 실검 마케팅에 인지하고 있긴 하나 현재로서는 따로 제재를 가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뿐 임의적으로 개입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해당 이슈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내부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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