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창업주 김정주 회장(출처=넥슨)
넥슨 창업주 김정주 회장(출처=넥슨)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최대 15조원에 달하는 몸값으로 올해 인수합병(M&A) 최대 매물이자,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로 주목 받던 국내 1위 게임기업 넥슨의 매각이 무산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NXC 지분 98.64%의 매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매각주관사인 UBS와 도이치증권은 인수후보들에게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거래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24일에 실시한 매각 본입찰에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국내 최대 PEF MBK파트너스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를 비롯해 카카오, 넷마블 등 국내 게임 관련업체들도 참여하며 거래 성사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베인캐피털과 카카오에 탈락 통보를 하고, 남은 인수후보들과 협상을 벌이는 등 최근까지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돌연 매각 중단을 결정했다.

매각 중단 원인을 두고 업계는 김 대표가 만족할만한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텐센트 등 기대하고 있던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가 본 입찰에 불참하고 카카오와 넷마블 등 유력 후보가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매각에 힘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넷마블이 얼마를 제시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올 1분기 기준 양사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6334억 원, 1조6159억 원에 그쳐 10조 원에 달하는 넥슨의 매각가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PEF에 매각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도 있었으나, 단기 투자차익을 목표로 하는 PEF의 사업방식이 넥슨의 장기적인 발전을 바라는 김 대표의 매각 취지와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서,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써낸 곳이 없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앞으로 상당 기간 넥슨 매각이 재추진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및 넥슨 직원들은 매각 무산을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도 25년간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온 김정주 회장이 넥슨을 계속 경영하는 것에 긍정적”이라며 “구조조정 등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넥슨 직원들 역시 매각 무산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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