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보복성 수출 규제를 가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른바 ‘일제불매’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갈등이 심화될수록 국민 반일감정이 높아져 일본 노선이 주력인 LCC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서비스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CC 6개사의 대륙별 점유율 중 일본의 비중은 ▲제주항공 38.90% ▲에어부산 52.25% ▲에어서울 65.98% ▲진에어 39.52% ▲이스타항공 47.20% ▲티웨이항공 50.32% 등으로 전체 LCC에서 일본노선 차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며, 중국‧동남아 등 대륙단위 취항 노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즉, LCC의 밥줄은 일본노선이라는 것이다.
올해 들어 LCC들이 신규 취항한 노선 추이를 들여다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인천~가고시마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대구~기타큐슈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고, LCC 업계 1위 제주항공도 최근 부산~삿포로, 무안~후쿠오카, 제주~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매출 비중을 보더라도 LCC 6개사의 일본 매출은 절대적이다. 에어서울의 경우 매출액의 50%가 일본 노선에 창출됐다. 이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이 30% 수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은 28% 수준으로 나타났다. 진에어는 24% 수준이었다.
전술한 자료를 통해 LCC들의 매출 중 일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드러난 가운데, 업계는 한-일 양국 갈등이 LCC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4일 대신증권 양지환, 이지수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108억 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102억 원,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89억 원의 실적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분기 실적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들어서자마자 양국의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태풍으로 인한 성수기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자연재해를 원인으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과 훗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이 폐쇄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한 일본이었다. 당시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전년 162억 원 대비 28.16%p 내린 116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일감정으로 인한 항공권 취소가 얼마나 이뤄질지 당장 알 수 없지만, 10% 수준만 줄어들어도 운임에 대한 타격이 클 것이다”며 “지난해 성수기 때도 고유가, 자연재해 등으로 재미를 못 본 LCC가 올해마저 성수기 장사에 타격을 입는다면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LCC 한 관계자는 “항공권을 취소한다는 것은 여행 계획을 뒤엎겠다는 것인데, 이 경우 항공권, 호텔 등 취소 수수료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일감정만으로 항공권을 취소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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