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부터 낸드플래시메모리(Nand Flash Memory)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메모리 감산에 대한 시기와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끊기더라도 데이터가 남아있는 메모리 반도체다. D램의 경우 전원이 끊기면 데이터가 삭제된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2017년과 2018년 이어진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품목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낸드플래시메모리의 가격 하락으로 재고가 쌓여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6조 원과 6조50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4.2%p, 56.3%p 내린 수치다.

지난 2분기 역시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메모리 사업에서 30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올 1분기부터 수천억 원대 적자를 내고 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의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양사는 영업적자를 내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을 줄여 적자를 해소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량 감축을 시사했었다.

당시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생산라인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으며, 차진석 SK하이닉스 사장 또한 “올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엔 2분기 말 혹은 3분기 초에 반도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지난 4일을 기점으로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면서 예정했던 생산 전략을 유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등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소재의 공급이 끊어지면서 감축은커녕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들 소재 중 특히 에칭가스가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에칭가스 재고는 약 한 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각에서는 남은 재고가 보름 남짓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소재 재고 3개월, 완제품 재고 한 달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한국의 반도체회사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4개월 정도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감산의 목적은 적자 해소보다는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에칭가스 재고가 떨어지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순서대로 생산라인을 멈추게 될 것”이라며 “감산은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늦추기 위한 미봉책”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 모두 “현재 생산량을 유지해나가면서 현 상황을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생산량 감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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