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2개월가량 진행해온 기업 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한 뒤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앞서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됐을 당시 SK와 한화, 롯데, CJ, 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 모두 인수설을 절대 부인하고 있어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한 경제매체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SK그룹 최고위 관계자가 지난 4월 서울에서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공동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SK그룹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만나 공동 인수방안을 논의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피력한 곳은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만약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면 단숨에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 하게 된다.

다만 애경그룹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제주항공이 실적은 물론 자금력도 탄탄하지만, 중견기업으로서 한 번에 1조 원가량 인수자금을 부담하기에는 버겁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탓에 여전히 SK그룹, GS그룹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부분의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사전에 인수 의향을 밝혀 주가가 요동칠 경우 가격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조용히 인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인 매물이긴 하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분리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출입기자와의 오찬간담회에서 “아시아나 계열사들을 일부 떼어 분리매각하는 것에 관심을 갖거나 그런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아예 분리매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채권단과 합의된 금호그룹 수정 자구안에는 향후 인수의향자가 분리매각을 원한다면 협상을 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통으로 매각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당장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아무튼 산은과 금호산업은 계획대로 연내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연내 매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국적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심화되면서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항공 화물 수요 감소로 인해 2분기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 찾기도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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