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장마가 끝났다. 전국 곳곳에서 집중 호우로 인해 피해가 다발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차들이 침수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됐다.

굳이 올해와 같은 물폭탄이 아니더라도 매년 수만 대가 침수 피해로 폐차장에서 고철 처리되거나 가능하다면 정비업소에서 수리를 받게 된다. 수리를 받은 차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나오게 되는데, 유통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침수차의 가장 큰 피해는 보이지 않는 부식으로 차체가 썩는 현상”이라며 전국 30년 이상 경력의 정비고수들의 노하우를 모아서 침수차 판별법을 공개했다.

자동차, 중고차, 침수차(출처=PIXABAY)
자동차, 중고차, 침수차(출처=PIXABAY)

▲ 중고차 살 때 안전띠 당겨보면 호갱

온라인에는 '침수차 안전띠를 본다'는 정보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침수차처럼 안전띠에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은 중고차를 판매하는 경우는 없다. 

침수차를 매매할 때 기본적으로 몇만 원 하는 안전띠나 바닥 매트 등은 새것으로 교체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띠, 등화장치, 바닥 매트, 내장부품이 새 것이면 의심하는 것이 정확하다.  

침수가 심하면 폐차를 하지만 부분이나 아까울 정도로 피해를 본 침수차가 시장으로 나온다. 

습기 찬 등화장치 전조등이나 방향지시등, 컴비네이션램프를 잘 살펴보는 편이 낫다. 차내로 빗물이 유입될 정도라면 운전석이나 조수석 시트 밑부분은 방청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식이 바로 생긴다. 

방청처리가 되지 않은 운전석 시트 밑부분(출처=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방청처리가 되지 않은 운전석 시트 밑부분(출처=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 앞바퀴 빼고 브레이크 장치 확인

정비업소에서 리프트를 이용해 바퀴를 하나 빼고 디스크 브레이크 캘리퍼(Disc Brake Caliper)를 살펴 토사 등 이물질을 없는지 확인한다.

폭우에 주행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은 브레이크와 와이퍼로, 타이어나 휠 안쪽과 브레이크 장치 구석 부분에는 잔재가 남아 있고 방청처리 되지 않은 철 부분이기 때문에 정비사들은 쉽게 알 수 있다.

▲ 가장 큰 피해는 부식, 1개월이면 녹 시작

침수차의 가장 큰 피해는 차체에서 발생하는 부식이다. 

부식은 겉부터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속부터 녹이 발생한다. 피부암과 같은 부식은 정비하려면 판금, 도색 작업으로 범위도 넓고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빗물이 차량 내부로 스며들어 습기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부식은 피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심각해지므로 침수차는 오래 타지 못하고 수명을 다한다.

▲ 향수 진한 차 '주의'

침수차는 정비를 해도 침수차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차내로 빗물이 유입된 경우 시트와 내장재는 물론 바닥 카펫까지 `속`을 뒤집어야 한다. 

악취도 제거해서 건조를 시켜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침수 피해를 입은 뒤 한 두달 뒤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이유다. 새차 수준으로 단장하기 위해 방향제도 뿌리고 세척제로 깨끗하게 단장을 한다.

습기 찬 리어컴비네이션 램프(출처=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습기 찬 리어컴비네이션 램프(출처=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 매매 계약서 특약사항에 '위약벌 조항' 추가

보통 매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서로 믿고 도장까지 주고 대신 날인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정확한 물건에 정확한 금액이라면 문제는 없다. 문제는 돈과 물건이 다른 것에서 발생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침수 사실이 추후에 밝혀지면, 배상한다”는 조항은 특약사항이다. 추가로 위약벌 조항으로 침수 차량으로 밝혀질 경우 '얼마 이상의 금액을 지급한다'라는 추가 특약을 적어두는 것이다. 

계약서에 위약벌 조항을 명시하면 추후 소송에서 효력과 단기간 내에 피해를 종결시킬 수 있다. 계약을 어긴 경우, 추가로 강력한 금전적 배상을 명확히 해두는 장치이다.

▲ 보험사 이력 조회, 자비 해결하면 제외

일반 소비자가 침수차를 가려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카히스토리)는 정비 이력은 없고 보상 금액만 나온다. 

주로 피해가 큰 전손 처리이며, 자차보험에 가입했어도 침수 이력이 남기 때문에 자비로 해결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차라리 '자동차 365'는 일부지만 정비, 검사, 사고 이력을 파악할 수 있다. 

국내 정비사업자 단체 중 카포스(CARPOS)는 최대 규모로 1만 개 이상 전문정비 업소가 동일 정비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전국적인 조직으로 정비업소 접근성도 쉽고 크고 작은 정비 이력을 알 수도 있다. 구매 차량의 정비 이력과 차량의 문제 여부 견적 확인과 함께 자문을 구할 수 있다.

▲ 전문가 동행서비스 이용

일본은 중고차 구매할 때 일정 비용을 받고 자동차전문가와 동행을 해서 가성비 좋고 문제없는 중고차를 선택하는 대행서비스가 있다. 

침수차 흔적이 남을 정도로 날림 정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의 눈에는 흔적을 지울 수는 없다. 

평소 이용하는 단골 정비업소에 의뢰하면 동행서비스는 침수차를 구분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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