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함량이 높은 원재료를 고온처리 할 때 비의도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글리시딜 지방산 에스터(Glycidyl Fatty Acid Esters, GEs)와 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 에스터(3-MCPDE)는 식물성 유지(이하 ‘식용유’) 등에서 주로 검출되는 유해물질(이하 ‘지방산 유래 유해물질’)이다.

GEs·3-MCPDE는 체내(소화기관)에서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 돼 각각 글리시돌(glycidol), 3-MCPD로 흡수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글리시돌은 신경·신장·유전 독성과 발암성이, 3-MCPD는 신장·혈액학적 및 생식(고환) 독성이 확인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GEs와 3-MCPDE를 각각 인체발암추정물질(Group 2A), 인체발암가능물질(Group 2B)로 분류하고 있다.

오일(출처=PIXABAY)
오일(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국내 유통·판매 중인 식용유를 대상으로 지방산 유래 유해물질의 검출 수준을 모니터링한 결과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한 기준의 마련과 관련 업체의 선제적인 저감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카놀라유, 콩기름, 팜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현미유 등 6종, 30개 제품을 선정했다. 가정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옥수수유·올리브유 등은 선행연구에서 원료유지·지질구조 특성 등으로 인해 GEs 검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어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유럽연합(EU)은 국제기구(FAO/WHO) 및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위해성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식품 내 지방산 유래 유해물질(GEs, 3-MCPDE) 허용기준을 설정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을 판매중단·회수·검역통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GEs는 2018년, 3-MCPDE는 2021년부터 시행 중이고, 2017년 이후 유럽연합 소속 국가에서 40건의 관련 조치를 실시했다(RASFF, 2020.12. 기준).

반면 현재 우리나라는 안전기준이 부재한 실정으로 소비자 안전 확보, 국제 기준과의 조화 및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서도 기준의 마련이 시급하다.

시중에 유통 중인 식용유 30개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EU 허용기준(1000㎍/㎏)에 비춰보면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용유인 콩기름,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등에서는 해당 기준보다 낮은 수준의 GEs가 검출됐다. 

일부 팜유, 현미유 등 5개 제품에서는 해당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GEs가 검출돼 수입원료 관리강화, 제조공정 개선 등 관련 업체의 자발적인 저감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유럽연합에서 올해부터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3-MCPDE도 96~3920㎍/㎏ 범위 수준으로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돼 선제적인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3-MCPD·3-MCPDE 기준은 총합이 해바라기유·대두유·팜핵유 등 1250㎍/㎏ 이하, 그 외 식물성 유지 2500㎍/㎏ 이하다. 간장류의 경우 국내와 주요국가들이 3-MCPD 안전기준을 설정해 관리 중에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용유의 지방산 유래 유해물질 안전기준 마련을 요청했고, 식약처는 모니터링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업체들은 소비자안전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원료관리 강화·제조공정 개선 등 지방산 유래 유해물질 저감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컨슈머치 = 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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