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5일 시행된 투명(무색)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 일년이 돼 간다. 공동주택에서 먼저 시작된 정책은 단독주택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분리배출은 무색 투명한 먹는샘물, 음료 페트병에 한해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부착상표(라벨) 등을 제거한 후 가능한 압착해 뚜껑을 닫아 배출(「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제3조)해야 한다.

PET, 페트, 페트병, 분리배출, 라벨(출처=PIXABAY)
PET, 페트, 페트병, 분리배출, 라벨(출처=PIXABAY)

하지만 분리배출 현장에서는 여전히 투명페트병의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거나,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섞여 배출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문제점을 조사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투명페트병을 분리배출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6%(706명)가 분리배출 과정에서 ‘라벨 제거’가 가장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 중 64.3%(643명)는 분리배출 시 보조도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54.1%(348명)는 보조도구로 ‘라벨 제거봉’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환경부 고시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에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은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구분하는데 투명페트명 라벨의 절취선 유무만으로 ▲재활용 보통 등급을 부여해 분리 용이성은 등급 산정에 고려되지 않는다.

환경부는 현재 이의 개선을 위해 ‘절취선이 있어 분리가능한 경우 재활용보통 등급으로 판정’하는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규제·법제 심사 중에 있다.

평가대상 음료 20종의 경우 모두 절취선이 있어 ‘재활용 보통’ 등급을 받았으나, 이 중 8종을 제외한 12종의 음료는 분리 용이성이 3점 미만으로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벨의 분리 용이성은 페트병의 모양과 굴곡, 절취선 타공의 크기, 타공 간격, 라벨 두께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20종의 음료에 대한 이번 평가 결과에서는 타공의 세로 길이(절취선 방향 길이)가 길수록 분리 용이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제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 ‘내 손안에 분리배출 앱’에 문의가 많은 품목들에 대한 배출방법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소비자 중 평균 26.3%(263명)가 잘못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페트병에서 제거한 라벨’을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이나 플라스틱 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44.0%(440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투명 플라스틱 아이스컵’이나 ‘투명 페트팩(과일·야채 등의 포장에 사용되는 용기)’을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각각 32.1%(321명), 31.7%(317명)였다.

라벨은 ‘비닐 수거함’에, 투명플라스틱 아이스컵 또는 투명 페트팩은 ‘플라스틱 수거함’에 배출하는 것이 올바른 배출방법이다.

한편, 거주지의 분리수거 공간에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정보가 안내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에서 44.5%(445명)가 관련 안내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공동주택(79.6%, 398명)보다 단독주택 등(31.4%, 157명)에서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낮아 단독주택 등의 거주자에게 분리배출 관련 정보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들에게 ▲라벨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용기 구조 및 절취선 개선 ▲소비자 친화적 무라벨 제품 출시 확대 등을 권고했다"면서 "소비자들은 자원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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