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데이팅 앱 틴더(Tinder)의 일부 사용자들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5배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었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은 국제소비자기구(CI, Consumers International) 및 미국 모질라재단(Mozilla Foundation)과 공동으로 틴더에서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인 틴더 플러스(Tinder Plus)를 대상으로 이용자 개인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에 대한 사례 조사 및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소비자시민모임), 미국(Consumer Reports), 네덜란드(Consumentenbond), 뉴질랜드(Consumers NZ), 브라질(Instituto Brasileiro de Defesa do Consumidor(IDEC)), 인도(Citizen Consumer and Civic Action Group(CAG)) 6개국의 국제소비자기구 회원 단체가 참여했다.

틴더
틴더

조사 결과, 틴더 이용 시 조사대상 6개 국가 모두에서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가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차별화된 가격 책정은 개인에 따라 서비스 이용 가격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가격차별의 유형 중 하나에 해당된다.

틴더 플러스 1개월 이용구독을 기준으로 6개 국가의 평균 이용 요금을 비교해 본 결과, 네덜란드의 평균 가격이 16.46달러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뉴질랜드 15.35달러, 대한민국 15.33달러, 미국 14.92달러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의 차이가 1.2배에서 5.8배까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국가 중 네덜란드, 미국, 뉴질랜드, 한국 4개국에서 책정된 최고가격은 최저가격에 비해 4.3배에서 5.8배 더 높게 나타난 반면, 인도는 최고 가격이 최저가격에 2배정도 높았고, 브라질은 비교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라질은 모든 참가자가 3.61달러 또는 3.02달러 두 가지 가격 중 하나로 책정되고 있어 조사대상 국가들과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은 개인에 따라 최저 5.16달러에서 최고 22.36달러까지 가격 차이가 나타났고, 최고 가격은 최저 가격에 비해 4.3배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틴더 플러스 1개월 구독료(출처=소비자시민모임)
틴더 플러스 1개월 구독료(출처=소비자시민모임)

조사 결과, 연령, 성별, 거주지역, 성적특성 등 개인특성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령 이외의 다른 요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격차별을 유발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나이가 어린 연령층이 고령층보다 훨씬 적은 요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가격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조사대상 국가에서 30~49세 및 50세 이상 연령층이 18~29세 연령층에 비해 평균적으로 훨씬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네덜란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연령별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연령별 틴더 평균 가격을 비교해 보면, 18~29세 연령층의 평균 가격(9.03달러)이 30~49세 평균 가격(18.11달러)이나 50세 이상 평균 가격(18.85달러)에 비해 절반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고,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별과 가격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은 남성의 평균 가격이 여성에 비해 높은 반면, 뉴질랜드, 한국, 인도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여성(15.54달러)이 남성(15.12달러)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은 없었다.

거주지역이 ‘대도시’ 또는 ‘지방’인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참가자를 ‘대도시’ 및 ‘지방’ 집단으로 분리해 가격이 이용자의 위치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해 본 결과 이용자의 위치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틴더 이용요금과 거주지역에 따른 가격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 6개 국가 중 뉴질랜드와 브라질을 제외한 4개 국가에서 거주지역에 따른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는 지방에 거주하는 이용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으나, 한국은 대도시 이용자(16.33달러)가 지방(14.16달러)에 거주하는 이용자 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구매 시점에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한 정보는 이용약관에 숨겨져 있었고, 이에 대해서도 ‘프로모션 가격’, ‘개인의 프로파일에 따른 할인과 가격책정’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이용약관에는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지역, 구독기간 및 번들 크기 등에 따라 혜택가’를 제공한다고 표시하고 있어 가격 책정에 대한 투명성이 떨어지고 소비자가 오인 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소비자기구(CI)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틴더에서는 이론적으로 더 부유한 지역의 소비자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더 정확한 개인화된 위치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소시모를 비롯한 국제소비자기구는 "연구를 통해 「데이터 보호법」, 「독점규제법」, 「소비자 보호 및 차별 금지법」 등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접근 방식의 규제가 필요함을 일깨워 줬다"면서 "비합리적인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한 규제를 위해서는 데이터 주체인 소비자 보호 관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구매 시점과 전체 사용 전반 과정에 걸쳐 개인화된 가격 책정 알고리즘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또한 소비자단체 및 감독 기관은 이러한 기업의 관행이 공정한지 확인하기 위해 개인화된 가격 책정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에 유의미한 접근 권한을 부여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