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여 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밀(원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밀 가격 상승과 함께 밀을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 및 외식비 가격까지 들썩거리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날로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3일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에서 국내 밀·옥수수 연간 수입량(2019~2021년간 평균 1540만 톤) 중 러시아, 우크라이나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쳐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음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농림부는 지난 15일에 국산 밀 수급 안정과 식량 안보를 위해 2022년 국산 밀 정부 비축 매입량을 전년보다 5600톤 늘어난 1만4000톤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밀(출처=PIXABAY)
밀(출처=PIXABAY)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으로써 최근 5년간 밀 품목을 미국, 호주, 우크라이나 3개 국가에서 약 80%를 수입하는 등 밀 수입의존도가 높아 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원영희, 이하 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가격 조사 결과, 2021년 1월 대비 12월에 CJ제일제당 ‘백설 밀가루 중력분(1kg)’은 10.1%,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중력분(1kg)’은 10.7% 상승해 작년 한 해 밀가루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이미 큰 폭 상승했다.

또한 작년 밀가루 도매가격을 인상한 영향으로,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라면, 과자 빵 등 밀을 주요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 오뚜기가 최대 12.6%, 농심이 평균 6.8% 라면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 상반기 농심이 스낵 과자 출고가격을 평균 6.0% 인상하는 등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가공식품 품목들의 최소 3.5%에서 최대 12.6%까지 가격이 인상됐다.

협의회는 정부에 빠른 시일 내에 더욱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시행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장기적으로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에 다시는 처하지 않도록 밀을 포함한 주요 곡물에 대한 자급 기반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국산 곡물 비축 확대, 곡물 수입국, 수입선 다변화 확대 등의 가격 안정화 대책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2012년 내려진 판결과 같이 주요 제분업체들의 밀가루 도매가격 담합이 있는지 철저한 조사와 적발됐을 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면서 "가공식품 제조업체들의 비합리적 가격 인상 및 가격 인상 담합에 엄정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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